초분광 센서로 사진 촬영…'독성' 남조류 쉽게 감별
환경부, 내년까지 한강·금강·영산강으로 확대 적용
(세종=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녹조 현상을 빛으로 원격 측정하는 신기술이 개발됐다.
환경부는 지난 2015년부터 최근까지 '녹조 현상 원격 모니터링 기법'으로 촬영한 낙동강의 초분광 영상을 23일부터 물환경정보시스템(water.nier.go.kr)을 통해 공개한다고 22일 밝혔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에서 개발한 원격 모니터링 기법은 초분광 센서를 장착한 항공기 등에서 촬영한 사진을 이용해 남조류를 관찰·분석하는 방식이다.
초분광 센서는 가시광선 영역(400∼700㎚)과 근적외선 영역(700∼900㎚) 파장대를 수백 개로 쪼개 촬영할 수 있어 육안보다 다양한 스펙트럼의 빛을 감지할 수 있다.
녹조 현상은 식물성 플랑크톤의 일종인 남조류와 녹조류가 번성해 물이 짙은 녹색으로 보이는 현상이다. 이 가운데 독성 물질을 배출하는 남조류에 대한 파악·분석이 중요하다.
지금까지는 특정 지점의 시료를 채취해 현미경으로 남조류의 세포 수를 직접 세는 방식을 사용해 시간과 인력이 많이 필요했지만, 원격 모니터링 기법 개발로 신속하게 녹조를 분석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일반 촬영으로는 녹색을 띠는 다른 생물과 남조류를 구분하기 어렵지만, 초분광 센서를 장착한 촬영사진을 이용하면 이를 쉽게 구분할 수 있다는 게 환경부의 설명이다.
실제로 이번에 공개하는 낙동강 수계 초분광 영상에서는 물의 흐름이 막힌 경남 창년 함안보와 물길이 휘어지는 합천 창녕보 상류 등 정체 수역에서 남조류가 번성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경북 영천의 금호강 등 상대적으로 수질이 나쁜 지천이 유입되는 부근에서 녹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도 볼 수 있다.
또 동일 지점의 연도별 영상 비교를 통해 어느 지점에서 녹조 현상이 시작되는지, 어느 시기에 가장 녹조 현상이 심각한지를 살펴볼 수도 있다.
환경부는 내년까지 한강·금강·영산강 등 나머지 수계에 적용할 수 있는 기법을 개발하고, 초분광 영상 정보를 축적해 정확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신속한 조류 상황 전파체계를 구축하고, 2019년부터는 인공위성을 활용한 남조류 원격 모니터링 기술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조석훈 환경부 수질관리과장은 "정기적인 초분광 영상 촬영으로 수계별로 녹조 발생이 우려되는 지역의 양상과 원인을 분석해 과학적인 녹조 관리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so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