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 어선의 동중국해 금어기가 해제를 앞두면서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에서 영유권 분쟁 중인 일본의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이 내달 16일 동중국해 금어기를 해제하면 대규모 어선 선단이 센카쿠 열도 해역에서 조업을 벌이며 해상 무력시위를 벌일 것을 일본이 우려하고 있다고 대만 중앙통신이 22일 보도했다.
일본은 지난해 8월 300척 가까운 중국 어선이 센카쿠 열도 부근 해역에서 조업을 벌이자 이들 어선 보호를 명분으로 중국 해경선 함대가 센카쿠 해역에 진입하는 사태가 재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중국 해경선들은 센카쿠 해역 진출을 상시화하고 있다.
일본 해상보안청은 21일 오전 9시 중국 해경선 두 척이 센카쿠 열도 서쪽 30㎞ 해역에서 접근해 항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로써 5일 연속으로 중국 해경선이 센카쿠 열도 부근에 나타났다.
이 내용을 전한 중국 관영매체들은 "해경선 함대가 댜오위다오 해역에서 영해 내 순찰 활동을 벌였다"고 전했다. 중국이 해경선의 상시적인 순찰로 일본의 영유권 주장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를 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중국의 올해 금어기가 속속 해제되면서 동중국해, 남중국해에서 대규모 어선 선단이 출항을 앞둔 상황이다.
중국 당국은 올해 어족자원 보호를 위한 금어기간을 예년보다 한 달 늘려 지난 5월부터 3∼4개월간 보하이(渤海), 황해(서해), 동중국해, 북위 12도 이상의 남중국해에서 어선들의 조업활동을 중단시켰다. 1995년 금어기 제도 도입 이래 가장 긴 금어기간이다.
남중국해에서 금어기가 지난 16일 해제된 것을 시작으로 보하이는 9월 1일, 서해는 해역에 따라 9월 1일과 16일, 동중국해는 9월 16일 해제를 앞두고 있다.
금어기가 해제되면 수만 척의 중국 어선이 일제히 출항해 조업활동에 나서면서 영유권, 또는 어업 분쟁 중인 주변국과 충돌할 가능성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통신은 중국 어선들이 센카쿠 해역에서 일본 해경선에 대항해 떼로 뭉쳐 항해하는 만선제발(萬船齊發) 시위를 벌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일본 해상보안청은 최근 센카쿠 해역에서 중국 공무선과 어선의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중국의 무장어선은 1950년대 대만을 상대로 한 진먼(金門)도 전투에서, 1974년 베트남과의 파라셀군도 해전에서 위력을 발휘한 적이 있다.
한국 근해에서 불법 조업하는 중국 어선들도 서로를 밧줄로 결박한 채 일렬횡대로 항해하며 한국 해경선 단속에 저항하기도 한다.
한국 역시 서해에서 금어기가 해제되면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이 한층 극성을 부릴 것으로 보고 단속 강화를 준비하고 있다.
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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