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천에서 장애인 참변…수난사고 빈번한데 안전대책 부실(종합2보)

입력 2017-08-22 18:05  

광주천에서 장애인 참변…수난사고 빈번한데 안전대책 부실(종합2보)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60대 장애인이 불어난 하천에 고립됐다가 끝내 참변을 당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해 광주천 수난사고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2일 오전 10시 54분께 광주 동구 소태동 광주 동구 문화센터 인근 광주천에서 전동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고립돼 있다는 신고가 119 상황실에 접수됐다.


길을 지나던 주민이 전동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하천의 물이 불어나면 수시로 잠기는 천변로에서 꼼짝 못 하고 고립된 모습을 목격하고 신고했다.

신고하는 사이 약 1분여를 버티지 못하고 휠체어를 탄 채 고립된 장애인 물살에 휩쓸려 사라졌다고 신고자는 전했다.

긴급 출동해 수색을 펼친 119구조대와 경찰은 2시간 30여분만에 사고 현장에서 700여m 떨어진 방림교 인근에서 물에 빠져 숨진 A(66)씨를 발견했다.

사고지점 인근에 거주하던 A씨는 전날부터 내리던 집중호우로 하천이 불어난 사실을 자각하지 못하고 천변 도로를 지나다 고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자전거 도로를 겸한 하천로는 평소 A씨가 전동휠체어를 타고 타 지역으로 이동하기 위해 자주 이용하던 길이었다고 유족은 전했다.

광주지역에는 전날부터 이날 오전 11시까지 78.5㎜의 비가 내려 광주천의 수위가 평소보다 불어난 상태였다.


광주천은 소나기성 집중호우로 갑자기 불어난 물에 고립사고가 잇따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사고 장소도 피해 장애인이 지나던 하천로 주변에 수문이 있어 짧은 시간에 다량의 빗물이 유입되는데도 별다른 안전장치나 조치가 없었다.

지난해 8월 7일에는 광주 북구 임동 광주천 광운교 아래에서 이모(73)씨 등 피서객 3명이 불어난 하천에 고립됐다가 구조됐다.

이들은 상류 쪽에 비가 내려 물이 불어난 줄 모른 채 하류 쪽에서 물놀이하던 중 고립됐다.

2014년에는 광주 북구 임동 광운교 밑에서 30대 노숙자가 잠을 자다 전날 내린 폭우로 인한 급류에 휩쓸려 떠내려갔다가 가까스로 탈출하기도 했다.

2008년에도 기습 폭우로 장애인이 급류에 휘말려 광주천 집수구에 빠져 숨지자 광주시가 광주천 정비사업을 하기도 했다.

당시 광주시는 집수구에 철제 덮개를 설치하고,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하천에서 빠져나올 수 있도록 천변 경사로 수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했다.

광주 동구 주민은 "비가 조금만 내려도 광주천 곳곳에 설치된 배수 수문에서 빗물이 한꺼번에 쏟아져 위태로워 보이지만 관할 구청이나 당국의 주의나 경고를 들어본 적이 없다" "좀 더 세심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pch80@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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