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실 "유족 힘들다는 얘기에 인간적 위로 검토"
문체부 "조만간 천 화백 유족 만나 상의할 예정"
(서울=연합뉴스) 이웅 성혜미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가 "고(故) 천경자 화백의 유족을 위로하는 방안을 알아보라"고 지시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발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 국무조정실과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따르면 이 총리는 이달 초 총리실 일일간부회의에서 "천 화백의 유족이 '미인도' 진품 논란으로 너무 억울해하고 힘들어한다고 들었다. 위로방안을 검토해보자"고 말했다.
이 총리의 이러한 발언은 문체부로 전달됐으나 아직 구체적 방안이 마련된 것은 아니다.
천 화백의 고향은 전남 고흥이다. 이 때문에 이 총리는 전남지사 시절 호남지역 인사들로부터 천 화백의 유족이 '상처 입고 힘들어 한다'는 이야기를 수차례 들었고, 총리 취임 후에도 비슷한 이야기를 들은 것으로 전해진다.
총리실 관계자는 이 총리의 발언과 관련해 "'진위를 밝혀내라' 이런 차원의 지시는 전혀 아니고, 유족에 대한 인간적 위로를 하고 싶어서 방법을 찾아보라고 한 것"이라며 "천 화백은 이미 은관문화훈장을 받았기 때문에 특별전 개최 지원 등의 위로방안이 검토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재차 "미인도가 진짜인지 가까인지 와는 관계없는 지시"라고 선을 그었다.
문체부 관계자는 "이달 초 총리실 연락을 받고 유족 위로방안을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는데 조심스럽다"며 "조만간 유족을 만나 의견을 듣고 방안도 상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천 화백에 대한 문화훈장 추서를 문체부가 반대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선 "천 화백이 별세한 2015년에도 비슷한 보도가 있었는데 그때도 지금도 훈장 추천이 들어온 적이 없고 문체부에서 추서를 반대한 사실이 없다"며 "올해는 훈장 추천 시한도 지났다"고 해명했다.
미인도는 천 화백이 자신의 작품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논란에 휩싸였다.
천 화백은 국립현대미술관의 '미인도'를 보고 가짜라고 항변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창작 중단을 선언했다.
그는 1991년 4월 "자기 자식인지 아닌지 모르는 부모가 어디 있느냐"는 말을 남기고 미국으로 떠났고 지난 2015년 작고했다.
유족은 천 화백 별세 후 바르토메우 마리 국립현대미술관장 등 6명이 미인도가 진품이 아닌데도 진품이라고 주장해 고인의 명예가 훼손됐다며 고소·고발해 논란이 재점화됐다.
서울중앙지검은 작년 12월 미인도가 진품이라고 결론 내렸고, 이에 유족 측이 항고를 거쳐 재정신청까지 제기하는 등 불복절차를 밟고 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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