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과 터키가 쿠르드 반군 격퇴에 협력할 전망이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우리를 위협하는 쿠르드족 무장단체에 이란과 합동 작전을 펴는 것은 언제나 현안으로 고려하고 있다"면서 양국의 군사 협력을 시사했다.
이란과 터키는 역사적으로 반목했고 시리아 내전에선 반대 진영에 속하지만 지정학적으로 여러 사안에 이해관계가 맞는다.
특히 모두 국경 지대에 세력을 형성한 쿠르드족 무장조직에 대응하고, 자국 내 쿠르드족의 동요를 일으킬 수 있는 이라크 내 쿠르드자치정부의 분리 독립을 막아야 한다는 점에서 협력을 모색해 왔다.
이란은 서북부 국경지대의 쿠르드 무장조직 PJAK와 종종 교전을 벌이고, 터키는 시리아와 맞닿은 남부 국경에 PKK와 충돌하고 있다.
PKK가 시리아 내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터키 정부의 탄압은 더 높아졌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이날 발언이 모하마드 호세인 바게리 이란 참모총장의 방문 직후 나온 터라 일단 쿠르드족에 한정되지만, 양국이 향후 군사·외교적으로 접촉면을 넓힐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란의 군 고위 인사가 경쟁국인 터키를 방문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란 언론에선 터키군 참모총장도 조만간 이란을 답방한다고 보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이란 외무부는 "터키군의 초청으로 바게리 참모총장이 15일부터 한 주간 터키를 방문했다"며 "지역 현안을 해결하고 안정을 기하는 데 양국 관계의 새로운 장이 열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방문에 대해 미국 군사·안보 분야 싱크탱크인 스트랫포는 18일 낸 보고서에서 "양국의 협력으로 미국과 긴장 관계가 더 악화할 수 있다"면서 "러시아는 시리아에 대한 양국의 논의에 더 개입할 여지가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란과 터키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끄는 주류 아랍권에 단교 당한 카타르를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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