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한미FTA 협상, 모든 가능성 철저 대비"

입력 2017-08-22 18:38   수정 2017-08-22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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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종 "한미FTA 협상, 모든 가능성 철저 대비"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22일 미국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요청과 관련,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둬서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이날 한미 FTA 공동위원회를 마친 뒤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향후 미국 측 동향을 예의주시하며 당당히 협상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본부장은 "10년 만에 기자 여러분 앞에 선다"며 두터운 한미 FTA 영문 협정문을 들고 브리핑을 했다.

협상 상대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 대해서는 "상당한 경험과 경륜을 가진 통상 협상가"라고 평가했다.

협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질문에는 "협상 전략을 밝혀달라는 뜻이 아닌가"라며 우회했다.

다음은 김 본부장과의 일문일답.


-- 라이트하이저 대표와 대화해본 소감은.

▲ 상당한 경험과 경륜을 가진 통상 협상가다. 스캐든 로펌에서도 같이 근무했다.

-- 한미 FTA의 경제적 효과를 조사·평가·분석하자는 우리 제안에 대한 미국 반응은.

▲ 미국은 워싱턴 D.C.로 귀국한 이후 검토해서 우리에게 통보할 예정이다.

-- 미측 답변은 언제 예상하나.

▲ 실무 협상 과정에서 그 이슈는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도 제가 통상교섭본부장으로 부임한 지 2주 밖에 안됐다는 점과 제가 세종시로 이사 가서 협상팀을 구성해야 한다는 것도 알지 않겠나. 우리 페이스대로 답을 갖고 할 생각이다.

-- 추후 일정을 합의 안 했는데 앞으로 일정 전망은.

▲ 우리의 조사분석평가 제안에 대한 미측 답변을 기다리겠다. 추후 실무 또는 외교채널로 언제든지 미국이 답하면 우리는 열린 마음으로 미국의 제안을 검토하겠다.

-- 미측이 자기들이 생각하는 협상 시한을 언급했나.

▲ 시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다. 그러나 참고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협상은 미국이 3주에 한 번씩 하고 있다.

-- 앞으로 협상에서 가장 어려운 점으로 예상하는 것은.

▲ 양국 입장이 다른 이슈는 크게 보면 세 가지다.

미측은 대한 무역적자가 두 배로 증가한 사실을 지적하면서 자동차, 철강, IT 분야 교역의 불균형을 지적했다. 우리는 무역적자가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이며 한미 FTA가 무역적자의 원인이 아님을 강조했다.

미측은 자동차와 원산지 검증 등 각종 이행 이슈의 해소를 요구했다. 우리는 한미 FTA 발효 이후 지금까지 협정문을 충실히 이행했음을 설명하고 기존 이행 채널을 통해 지속적으로 논의하겠다고 했다.

미측은 무역적자 문제 해소를 위해 한미 FTA의 일부 개정이나 수정을 제안했다. 우리는 양국 전문가가 한미 FTA 효과를 공동으로 조사, 분석, 평가해서 FTA가 미측 무역적자의 원인인지 먼저 따져보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미측이 협상 과정에서 한미 FTA 폐기를 언급했나.

▲ 폐기(termination)라는 단어는 없었다. 현 상황에서 폐기를 언급한다는 것은 적절치 않다. 하지만 가능성은 열어두고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 다만 이게 폐기됐을 경우 아마 협정 폐기가 미측에게도 상당한 경제적 손실을 가져올 것이라서 이런 점을 미측에 계속 설명해야 할 것이다. 우리 정부는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둬서 철저히 대비하고 있고 향후 미측 동향을 예의주시하며 당당히 협상하겠다.

-- 오늘 국회에서 한 "한미 FTA는 현행대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는 발언의 의미는.

▲ 맥락의 틀 밖에서 제목을 뽑은 것 같다. FTA가 없는 것보다 있는 게 낫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미측에 한미 FTA는 우리가 더 유리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게 아니라 현시점에서 봤을 때 FTA가 없는 것보다 있는 게 낫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 개정협상을 통해 한미 FTA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 검토하겠다.

-- 미측이 얘기한 '수정'이라는 개념의 의미는.

▲ 미측은 7월 12일 서한과 같이 재협상(renegotiation)이라는 단어를 안 쓰고 협정문상의 개정(amendment) 아니면 수정(modification)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다만 이제는 용어상 의미의 차이에 대한 과도한 해석과 반응보다는 실질적인 협의 내용이 중요한 시점이다.

-- 한미 FTA를 개정하지 않고도 무역적자 규모를 줄일 방안을 미국에 제안했나.

▲ 미국은 무역적자 문제를 제기했으나 이를 해소할 구체적 방법에 대해 논의한 바 없다. 쉬운 주제가 아니다. 그래서 공동연구해야 한다. 대미 수입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민간 기업의 몫으로 정부 역할은 교역이 보다 호혜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여건과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blueke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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