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언론, "러시아의 정보전에 이용당했을 가능성" 시사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우크라이나 정부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에 우크라이나 기술이 유출됐다는 보도와 관련, 사실관계를 조사한 결과 기술정보 유출은 없었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NHK와 이타르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진상조사를 지시받은 우크라이나 국가안전보장·국방회의의 투르체노프 서기는 22일(현지시간) 로켓 엔진이 우크라이나 영내의 공장에서 유출됐다는 의혹을 전면 부정하는 내용의 조사결과를 페트로 포로셴코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투르체노프 서기는 보고에서 우크라이나의 수출관리 시스템이 "유엔 안보리의 제재를 받는 국가에 군사물자 수출을 허용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로켓기술과 제조에 관한 기술적 문서는 확실하고 안전하게 보관돼 있다"고 강조, 기술정보가 유출된 사실이 없다고 결론지었다.
미국 로켓전문가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마이클 엘만은 북한의 ICBM급 "화성14"에 대해 옛 소련제 로켓엔진 "RD-250" 개량형이 사용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이 엔진이 우크라이나 생산 공장에서 암시장을 통해 북한으로 흘러가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이 급속히 발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16일 국가안보국방위원회에 군사기술협력 및 수출통제 담당 정부부처 간 위원회, (미사일 기술 이전 의혹을 받는 우크라이나 업체) '유즈마슈', '유즈노예' 등과 함께 조사를 진행해 3일 이내에 결과를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NHK에 따르면 투르체노프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신뢰를 실추시키기 위해 정보전을 벌이고 있다"면서 "(엔진기술이 우크라이나 생산공장에서 암시장을 통해 북한으로 흘러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 엘만은 러시아 정보기관에 이용당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의 이런 보고는 로켓 기술유출과 관련한 미국 언론의 보도가 러시아의 정보조작에 의한 것이라는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앞서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4일 북한이 지난달 시험발사에 성공한 ICBM급 미사일 엔진을 암시장에서 조달했으며, 공급처로 과거 러시아와 연계된 우크라이나 로켓 생산업체 '유즈마슈'가 지목받고 있다고 보도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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