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티모어 흑인 외야수 존스가 보스턴서 당한 인종차별 사건이 발단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미국프로야구(MLB) 사무국이 '팬 행동 수칙'을 제정해 내년부터 30개 구장에서 적용할 방침이라고 23일(한국시간) ESPN이 전했다.
지난 5월 미국 매사추세츠 주 보스턴 펜웨이 파크에서 술 취한 보스턴 레드삭스 팬들이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흑인 외야수 애덤 존스에게 퍼부은 인종차별 발언 사태가 이런 움직임의 발단이 됐다.
ESPN은 지난주 일리노이 주 시카고에서 열린 MLB 분기 구단주 모임에서 팬 행동 수칙에 대한 논의가 오갔고 오는 11월 구단주 정기 모임 때 재논의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당시 존스는 12년 빅리거 생활 중 최악의 인종차별을 당했다고 언론에 폭로한 뒤 보스턴 팬들이 자신에게 땅콩을 던지며 영어 단어 'N'으로 시작하는 흑인 비하 용어를 수차례 퍼부었다고 토로했다.
보스턴 구단은 즉각 존스에게 사과 성명을 발표하고 나서 존스 사건과 별개로 펜웨이파크에서 다른 흑인 여성에게 인종혐오 발언을 한 백인 남성을 적발해 영구 출입 금지했다.
존스 사태가 일파만파로 확산하자 MLB 사무국은 각 구단에 팬 행동 수칙과 관련한 조사를 벌여 규정과 처벌 수위 등을 살폈다.
팀마다 제각각이라는 점을 확인한 MLB 사무국은 메이저리그 전체에 적용될 최소한의 팬 행동 규범을 제정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마이클 티번 MLB 사무국 대변인은 ESPN 인터뷰에서 "모든 구장에서의 보안과 팬 행동 수칙을 구단과 협의 중"이라면서 "리그 전체를 아우르는 팬 행동 규정을 2018년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인종과 성(性)과 관련한 각종 혐오 발언을 적극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미국 4대 프로스포츠 중 미국프로풋볼(NFL)은 2008년 이와 비슷한 팬 행동 규정을 제정했다.
미국프로농구(NBA)는 팬 행동 규정을 따르지 않는 팬들을 퇴장시키고 이들의 시즌 입장권을 박탈하며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의무 권고 사항을 위반했을 경우엔 이들을 기소할 수 있도록 강제 규정을 뒀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는 팬 퇴장 규정 중 하나로 폭언과 외설적인 제스처를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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