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금융마피아 겨냥 칼 뽑았나…민성은행 임원 비리조사

입력 2017-08-23 13:54  

中, 금융마피아 겨냥 칼 뽑았나…민성은행 임원 비리조사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 최대의 민영은행인 민성(民生)은행의 고위임원에 대한 당국의 조사가 시작되면서 금융계 반(反)부패의 서막이 올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3일 보도했다.

중국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감찰부 홈페이지를 통해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가 린샤오쉬안(林曉軒·52) 민성은행 최고정보책임자(CIO)를 '엄중 기율위반 혐의'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에서 '엄중 기율위반'은 부패를 의미하는 표현이다.

린 CIO는 작년말 국유은행인 중국 농업은행 부행장직을 사임하고 올초 민성은행에 합류했다. 이에 앞서 중국 공상은행에서 수십년간 전산 및 정보화 기술 분야 책임자로 일해왔다.

린에 대한 조사 사실은 중국 은감회가 그의 민성은행 CIO 임명을 승인한지 일주일만에 발표됐다.

중국 정부가 본격적으로 금융분야의 거악 척결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정관계와 얽혀있는 금융계 부패 고리에서 먼저 감독기관에 손을 댄 다음 금융기관들로 시선을 옮기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중국 당국은 지난 6월 샹쥔보(項俊波) 전 보험감독관리위원회 주석의 비리 혐의 수사를 시작으로 '금융 마피아'를 겨냥한 반부패에 나서 이달초 양자차이(楊家才) 은감회 주석조리에 대해 쌍개(雙開·당적과 공직 박탈) 처분을 내렸다.

특히 민성은행은 최근 여러차례 구설수에 올랐던 금융기관이다. 당국 조사설에 휩싸인 안방(安邦)보험에 거액을 편법 대출해줬다는 의혹과 함께 면직된 쑨정차이(孫政才) 전 충칭(重慶)시 서기의 부인을 '사모님 클럽' 멤버로 관리했다는 소문이 나온바 있다.

1996년 설립된 중국 최초의 민영은행인 민생은행의 주요 주주는 안방보험그룹과 스위주(史玉柱) 쥐런(巨人)그룹 회장 등이다. 지난 2015년엔 마오샤오펑(毛曉峰) 민성은행 행장이 연행돼 조사를 받은 적 있고 둥원뱌오(董文標) 민성투자 이사장이 사정당국의 조사를 피해 해외 도피했다.

하지만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財新)망은 린이 이미 지난 6월부터 출국금지됐었다며 이번 조사가 민성은행이나 그가 과거에 일했던 금융기관과는 관련이 없다는 소식통의 전언을 전했다.

민성은행 관계자는 후임 CIO는 누구에게 맡길지 아직 정하지 않았다면서 은행 업무는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joo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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