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北에 '당근과 채찍' 꺼내며 투트랙 전략

입력 2017-08-23 14:49   수정 2017-08-23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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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北에 '당근과 채찍' 꺼내며 투트랙 전략

트럼프 "김정은이 우리 존중", 틸러슨 "머지않아 대화로 가는 길 볼것"

북미긴장 소강상태 맞물려 유화적 제스처…경제 제재·압박도 병행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 미국 정부가 북한에 대한 유화적 제스처와 고강도 제재를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는 모양새이다.

한 손에는 '당근', 다른 한 손에는 '채찍'을 들며 강경일변도 정책에 변화를 주고 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북 군사옵션' 언급과 이에 맞선 북한의 '괌 포위사격' 협박, 이를 다시 받아친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발언 등으로 북미간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다 다소 완화된 분위기와 맞물려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애리조나 주 피닉스에서 열린 지지 집회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향해 "그가 우리를 존중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나는 존중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마도, 아닐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아마 긍정적인 무엇인가가 일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도 이날 기자 브리핑에서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안 채택 이후 북한의 미사일 발사나 도발 행위들이 없었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며 "북한 정권이 과거와는 달리 어느 정도 수준의 자제를 분명히 보여준 데 대해 만족한다"고 밝혔다.

또 "이것이 우리가 고대해왔던 신호의 시작이길 바란다. 머지않은 미래에 대화로 가는 길을 볼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고 언급했다.

틸러슨 장관은 지난 3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만 해도 북의 핵무기 포기를 대화의 전제 조건으로 내세운 바 있다.

이러한 일련의 발언은 지난 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새 대북제재 결의안 채택 이래 북한이 구체적 도발 행동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 같은 '당근'으로 북한에 손을 내미는 동시에 추가 제재안을 발표하며 '채찍'도 함께 꺼내 들었다.

재무부 외국자산통제국(OFAC)은 같은 날 중국, 러시아, 싱가포르, 나미비아의 기관 10곳과 중국, 러시아, 북한의 개인 6명에 대한 제재안을 발표했다.

재무부가 북핵과 관련해 독자 제재에 나선 것은 올해 들어서만 네 번째로, 지난 6월 29일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미국의 독자 제재 명단에 오르면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고 미국인과 미국 기업과의 거래가 금지된다.

이번 추가 제재와 관련, '새로운 미국 안보 센터'의 엘리자베스 로젠버그 선임연구원은 뉴욕타임스(NYT)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북한의 불법적 행동을 가능케 하는 중국의 역할을 부각하는 성격의 제재들이 앞으로 추가로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와 별도로 미 법무부도 이날 워싱턴DC 검찰을 통해 북한 금융기관의 돈세탁에 관여한 혐의로 벨머 매니지먼트, 트랜슬랜틱 파트너스(이상 싱가포르), 단둥청타이무역(중국) 등 3곳의 기업을 상대로 1천100만 달러를 몰수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런 두 가지 흐름은 핵 위협을 하는 북한을 길들이기 위한 투트랙 전략의 일환이라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제재를 통해 경제적 압박수위를 높이면서도 평화로 가는 외교적 해법을 동시에 구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틸러스 장관의 이번 발언은 아프가니스탄 새 전략 발표와 관련한 후속 브리핑에서 "북한에 대해 한마디 하고 싶다"며 스스로 꺼낸 '작심 발언'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는 북한을 다루기 위해 어떤 경로를 택할지, 그리고 북한의 태도를 바꾸기 위해 외교적 접근과 군사적 위협을 병행하는 게 효과적일지 등을 놓고 격렬한 논쟁이 진행 중이라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hanks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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