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 28일 해외파까지 전원 합류한 후 결정 예정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신태용 1기' 축구대표팀 선수 중 누가 '그라운드 지휘자'인 '캡틴'의 중책을 맡을까?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이란전(31일)과 우즈베키스탄전(9월 5일)을 앞두고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 체제 때 대표팀의 붙박이 주장이었던 기성용(스완지시티)까지 합류하면서 신태용호의 새 주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태용 감독은 이번 주말 경기가 예정된 손흥민(토트넘)과 일본 J리거 등 해외파가 합류하는 28일 이후 선수들의 의견을 반영해 대표팀 '캡틴'을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역대 대표팀을 봤을 때 주장의 자격 조건은 선수들의 '정신적 리더' 역할을 하고, 경기장 안에서 실질적으로 선수들을 지휘할 수 있을 정도의 출전시간이 보장돼야 한다.
'영원한 캡틴'으로 불렸던 홍명보 전 항저우 감독과 김남일 현 대표팀 코치, 박지성(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이어 슈틸리케 감독 체제에서는 기성용이 붙박이로 주장 완장을 찼다.
그러나 이번 신태용호에서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주장 1순위 후보'였던 기성용이 무릎 수술을 받고 많이 회복됐지만, 닷새 앞으로 다가온 이란전에는 출전할 수 없다.
기성용은 '무릎이 망가지더라도 우즈베키스탄전에는 뛰겠다'는 의지를 보이나 실전 경기력이 떨어진 상황이라 이마저도 불투명하다. 경기를 뛰지 않는 상황에서 주장 완장을 맡기기란 쉽지 않다.
물론 전체 대표팀 주장을 상징적으로 맡기고, 해당 경기 주장을 달리하는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그럴 경우 주장의 '지휘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게 문제다.
기성용의 주장 선임 가능성이 작아지면서 상대적으로 대표팀의 최고참인 38세의 이동국(전북)에게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동국은 지난 21일 대표팀 소집 때부터 '임시 주장'을 자처하고 나서 팀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이끌어왔다.
신태용 감독도 "나이가 많은 이동국이 '대장' 역할을 잘 해주고 있다"며 반기며 선수들에게 지시할 내용을 이동국에게 전달하도록 하는 등 주장으로 대우하고 있다.
신 감독은 물론 "정식 주장은 모든 선수가 모인 뒤 뽑겠다"는 단서를 달았다.
이동국도 선발 기용보다는 후반에 조커로 투입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전체 주장을 맡더라도 경기 주장은 달라질 수 있다.
기성용과 이동국 말고는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과 장현수(FC도쿄)가 주장 후보들이다.
구자철은 2009년 20세 이하(U-20) 월드컵을 시작으로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2년 런던 올림픽, 2014년 브라질 월드컵까지 홍명보 전 대표팀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모든 국제 대회에서 주장을 맡았다.
슈틸리케 전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을 때도 초기에는 캡틴으로 선임됐다가 경기력 저하로 출전시간이 줄면서 기성용에게 주장 완장을 넘겨야 했다. 그러나 구자철은 이제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돼 소속팀 아우크스부르크의 주전으로 활약 중이다.
중앙수비수 장현수는 신 감독이 사령탑을 맡았던 2016년 리우 올림픽 때 주장으로 활동했다.
당시 올림픽 대표팀 멤버였던 손흥민도 주장 후보로 거론됐지만 신 감독은 나이와 상관없는 '와일드카드'로 합류한 장현수를 지목했다.
장현수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때도 주장을 맡아 한국의 금메달 사냥에 앞장서기도 했다.
신 감독은 올해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때 대표팀을 지휘하면서 대회 개막 직전 줄곧 주장을 맡아왔던 한찬희(전남)가 주전 경쟁에서 밀리자 과감하게 이상민(숭실대)으로 교체하는 등 경기장 안에서의 '리더'를 중용했다.
신태용호 1기 멤버 26명 중 누가 신 감독의 '복심'을 대변하는 주장으로 선임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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