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청, 학교장에 '학폭위' 재개최 지시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한 고교야구 유망주가 야구부 후배를 폭행한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해당 학교가 별다른 징계를 취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23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4월 서울 강남구 A고등학교 야구부 3학년생 B군은 같은 야구부 동급생 3명과 함께 야구부 1학년 후배 너덧 명을 야구방망이와 야구공으로 때렸다.
B군은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관심을 보이는 야구 유망주로 알려졌다.
A고교는 뒤늦게 폭행 사실을 파악하고 지난주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를 열었지만 아무런 징계가 없는 '조치 없음' 결정을 내렸다.
학교폭력예방법을 보면 학폭위는 가해 학생에 대해 '서면 사과'부터 '퇴학'까지 총 9가지 처분 중 하나를 학교장에게 요청해야 한다. 학폭위가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해당 사안을 학교폭력으로 보지 않는다는 의미다.
A고교 학폭위는 피해자들이 선처를 요구하고 탄원서를 냈다는 점을 고려해 그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A고교 학폭위는 학교장에게 B군에 대한 교내 선도교육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은 A고교 학폭위의 결정에 문제가 있다며 이를 학교장 직권으로 취소하고 학폭위를 다시 열 것을 A고교에 지시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학폭위가 학교폭력이 아니라는 취지의 결정과 선도교육 요구를 동시에 한 것은 모순"이라며 "법률자문을 거쳐 학폭위 재개최를 지시했으며 곧 학폭위가 다시 열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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