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트럼프 내 목에 입김 불어…닭살 돋을 만큼 불쾌"

입력 2017-08-24 00:59   수정 2017-08-24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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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트럼프 내 목에 입김 불어…닭살 돋을 만큼 불쾌"

내달 12일 대선 패배후 첫 자서전 출간…"대선 기간으로 돌아갔으면 하는 순간 기록"

"러시아인들 내 잠재의식 해킹할 수 있다면 엄청나게 많은 것들 발견할 것"

(워싱턴=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 지난해 미국 대선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낙선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부 장관이 다음 달 12일 자서전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What happend)'를 출간한다.

지난해 11월 대선 패배 이후 처음으로 글을 통해 대선 캠페인 기간 일어났던 일들을 회고하고 자성한 비망록 형식이다.

클린턴은 23일(현지시간) MSNBC를 비롯한 언론과 트위터를 통해 자서전의 일부를 발췌해 공개하며 출간 일정을 알렸다.

클린턴이 공개한 일부 발췌본에서 가장 시선을 끈 내용은 지난해 10월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학에서 열린 2차 TV토론에서 경쟁자였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을 묘사한 대목이다.

물론 좋은 기억은 아니다. 클린턴은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뒤에 바짝 붙어서 뒷목에 입김을 불어넣는 바람에 '닭살'이 돋을 만큼 불쾌했다고 회상했다.

특히 클린턴은 자서전 발췌본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입김'이 더욱 불쾌했던 이유로 토론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 '음담패설 녹취록'이 공개된 점을 강조했다.

당시 TV토론은 미 대선 역사상 '가장 추잡한 토론'으로 불렸을 만큼 두 후보가 거친 입담을 주고받았던 치열한 격전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토론 이틀 전 '음담패설 녹음파일'이 공개돼 궁지에 몰렸었고, 클린턴은 토론 내내 이를 집중 공격했지만, 트럼프 대통령 역시 클린턴의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인턴 성 추문'으로 반격하면서 토론은 '진흙탕 싸움'이 됐다.






클린턴은 자서전 발췌본에서 "두 번째 대선 토론이었다. 트럼프는 내 뒤에 있었는데 전 세계에서 그가 여자들을 더듬었다고 떠벌리는 것을 들었다"면서 "우리는 작은 무대에 있었는데, 내가 어디로 걸어가든 그는 나를 바짝 따라와 뚫어지라 응시하고 얼굴을 마주 댔다"고 했다.

특히 그는 "그것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불편했다"면서 "트럼프는 문자 그대로 내 목에 입김을 불어넣었다. 내 피부에 닭살이 돋았다"고 적었다.

이어 "그 순간은 (발언을) 잠시 멈추고 청중들에게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어요?'라고 묻고 싶은 순간 중 하나였다"면서 "여러분이라면 트럼프가 당신의 개인 공간을 계속 침범하지 않는 것처럼 평정을 유지하고 미소를 지으면서 계속 (말을) 할 수 있겠느냐?"라고 반문했다.

또 "아니면 여러분은 돌아서서 트럼프의 눈을 보면서 '물러서, 이 소름 끼치는 인간아(back up you creep), 나에게서 떨어져. 당신이 여성들을 겁주는 걸 좋아하는 걸 알지만, 나한테는 안 통할걸. 그러니 떨어져'라고 큰소리로 분명히 말하겠느냐"라고 했다.

그는 "나는 옵션 A를 선택했다. 나를 날려버리려는 어려운 남자를 생애 처음으로 다루면서 냉정함을 유지했다"면서 "그러나 마이크를 정말 세게 잡아야만 했다"고 썼다.

그러면서 "옵션 B를 선택해야 할지도 생각했다. 그게 확실히 TV토론에서 더 나았을 것"이라며 "아마도 나는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을 지나치게 많이 배웠나보다"라고 후회했다.

클린턴은 자서전에서 대선 패배에 대한 실망과 회한도 드러냈다.

그는 "대선후보 시절 매일 나는 수백만 명이 나를 믿고 기대한다는 것을 알았고, 그들을 실망하게 하고 있다는 생각을 견딜 수 없었다"면서 "그러나 나는 그들을 실망하게 했고 과업을 이루지 못했다. 이는 내가 여생에 감수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책에서 나는 대선 기간으로 다시 돌아가서 다시 했으면 하는 순간들을 기록했다"면서 "러시아인들이 내 잠재의식을 해킹할 수 있다면, 그들은 엄청나게 많은 것들을 발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클린턴은 트위터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를 저술하는 것은 어려웠고, 매일 우리가 접하는 일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우리가 전진하고 싸울 때 이 책이 도움되길 바란다"고 적었다.




lesli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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