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를 이긴 골프 유망주 송도훈 "내일은 더 잘 칠래요"

입력 2017-08-24 08:41  

장애를 이긴 골프 유망주 송도훈 "내일은 더 잘 칠래요"

박세리 주니어 챔피언십 남자부 출전

첫날 80타쳤지만 2R 3오버파




(차코<미국 캘리포니아주>=연합뉴스) 권훈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중학교에 다니는 송도훈(14)은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증후군(ADHD)이라는 장애를 갖고 있다.

주의가 산만하고 좀체 집중을 못 한다.

1년 전 서울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것도 이런 장애 때문에 정상적인 학교생활이 힘들어서다.

그러나 송도훈이 태평양을 건넌 더 큰 이유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다.

송도훈은 골프 선수로 성공하는 게 꿈이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진출해서 마스터스 그린재킷을 입는 꿈을 꾼다.

송도훈은 미국으로 건너오기 전 2015년 서울시장배 골프대회 초등부에서 3위를 차지하는 등 골프에서만큼은 장애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초등학교 4학년 때 골프를 시작한 송도훈은 골프에서는 강한 집중력을 보였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단체 생활에 좀체 적응하지 못하는 데다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여건 탓에 어려움이 많았다.

넉넉하지는 않은 형편에도 송도훈의 부모는 미국 유학을 결정했고 샌디에이고에서 골프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김동완(50) 씨에게 송도훈을 맡겼다.

주니어 선수를 여럿 가르치는 김동완 씨는 한눈에 송도훈의 재능을 알아봤다.

1년 동안 김 씨 밑에서 배운 송도훈은 실력이 쑥쑥 늘었다.

지난 6월 지역 대회지만 노스카운티 주니어 챔피언십에서 고등학생들을 제치고 우승하기도 했다.

송도훈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치코의 뷰트 크리크 컨트리클럽에서 사흘 동안 열리는 미국주니어골프협회(AJGA) 박세리 주니어 챔피언십 남자부 경기에 출전했다.

대회를 후원하는 하나은행이 특별히 출전권을 줬다. 하나은행은 자폐 장애를 갖고도 한국프로골프투어(KGT)에서 뛰는 이승민(20)과 타이틀 스폰서 계약을 하는 등 장애를 지닌 골프 선수 후원에 유난히 관심이 많다.

송도훈은 AJGA 공식 대회 출전이 처음이다. 출전 선수 가운데 나이도 두 번째로 어렸다.

대회가 열린 코스는 파72에 7,000야드. 중학생에겐 버거운 전장이다.

첫날은 8오버파 80타를 쳤다. 처음이다 보니 실수가 쏟아졌다. 17번홀에서는 홀 앞에서 멈춘 볼을 손으로 집어 올렸다가 벌타를 받는 황당한 실수도 저질렀다.

그러나 2라운드에서 3오버파 75타를 적어냈다. 버디도 하나 잡아냈다.

김동완 씨는 "이런 대회에 처음 출전한 것치고는 아주 잘한 것"이라면서 "도훈에게는 커다란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도훈은 "해볼 만 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씩 웃었다.

송도훈은 또래보다 공을 멀리 때려낸다. 드라이버로 280야드는 날린다.

김 씨는 "공에 힘을 실어주는 능력이 타고났다"면서 "잘만 가르치면 얼마든지 PGA투어에서 뛸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골프를 하면서 ADHD 장애도 많이 사라졌다.

김 씨는 "처음에는 한번 가르쳐도 되는 걸 수십 번 반복해서 가르쳐야 했다"면서 "다른 학생보다 가르치기가 몇 배가 어렵지만, 워낙 집념이 강하고 재능이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송도훈은 1라운드가 끝나고 박세리(40)에게 일대일 레슨을 받는 영광도 누렸다.

박세리는 "무릎을 너무 굽히지 말라"는 조언을 해줬다.

송도훈은 "박세리 프로님 조언이 힘이 됐다"면서 "내일은 더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kh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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