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여분간 부산 경전철 선로 배회, 처벌 받지 안고 출국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술에 취한 외국인이 경전철 선로에 무단으로 침입해 걸어 다닌 사실이 드러났다.
24일 부산김해경전철 주식회사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부산김해 경전철 사상역 인근에서 한 외국인이 선로에서 비틀거리며 걷고 있다는 시민들의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은 역무원은 이 외국인을 붙잡아 선로 밖으로 끌어냈다.
부산김해 경전철은 교각 위로 운행하는 데다가 승차장에는 안전문과 스크린도어가 있어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선로에 들어가기 어려운 구조다.
이 외국인이 어느 입구나 통로를 통해 선로로 올라간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다만 김해공항역 앞 2층 도로와 연결된 시설을 밟고 침입, 50여분간 4㎞ 가량 선로에서 배회 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이 외국인은 출국을 위해 김해공항을 찾았다가 일행과 헤어진 뒤 주변을 헤맨 것으로 알려졌다.
운영사 측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이 외국인이 남태평양에 있는 키리바시 국적의 선원 P(22)씨인 것으로 조사했다.
당시 P씨는 술에 취한 상태로 출국을 위해 김해공항을 찾았다가 함께 간 일행과 헤어진 뒤 길을 헤맸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P씨가 불법 체류자 여부만 출입국관리사무소에 확인한 뒤 P씨를 선원 에이전트 관리자에게 인계하고 사건을 종결시켰다.
이 때문에 P씨의 정확한 침입 경로나 실제 4㎞를 선로로 걸어 다녔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철도사법특별경찰대는 선로 무단 침입의 경우 사안에 따라 철도안전법 위반이나 교통방해죄 혐의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철도안전법은 과태료 위반사항이라 경찰의 수사대상은 아닐 수 있지만, 교통방해죄는 검토됐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출동해보니 P씨는 이미 선로 밖으로 끌려 나온 상태여서 안전조치를 위한 협조 신고로 판단했다"면서 "역무원이 P씨가 선로를 걸어 다녔다는 등의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아 내용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운영사 측은 외국인의 선로 침입 사실을 부산시와 김해시에 알렸다. 국토부에는 별도로 보고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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