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청소' 논란 속 핍박받는 로힝야족 거론 여부 주목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이 올 연말께 미얀마와 방글라데시를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언론과 외신이 24일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들은 교황이 오는 11월 말∼12월 초 사이에 이들 국가를 방문하기로 방침을 정했으며, 이달 말께 공식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최근 교황청 관계자들이 미얀마를 방문해 세부 사항을 조율 중이며, 수도 네피도에서 아웅산 수치 자문역을 만나고 이어 최대도시 양곤을 방문하는 일정이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는 최근 교황청과 수교를 맺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5월 바티칸을 방문한 수치 국가자문역 겸 외무장관과 만나 수교를 맺고 초대 교황대사에 장인남 대주교(68)를 임명했다.
방문이 성사될 경우 프란치스코는 불교도 중심의 미얀마를 방문하는 첫 교황으로 기록된다.
특히 교황의 방문국으로 거론되는 미얀마와 방글라데시는 전 세계에서 가장 핍박받는 민족으로 꼽히는 로힝야족 문제를 공유하고 있어서, 교황이 어떤 형태로 이 문제를 거론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전체 인구의 90%가량이 불교도인 미얀마는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을 불법 이민자로 취급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서부 라카인주(州)에서 발생한 경찰초소 습격사건의 배후로 로힝야족 무장단체를 지목하고, 이들을 소탕한다는 명목으로 대대적인 군사작전을 벌이면서 '인종청소' 논란에 휩싸였다.
실제로 수백 명이 목숨을 잃고 군인들의 성폭행, 방화, 고문 등 잔혹 행위를 피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도피한 로힝야족 난민은 7만5천 명에 이른다.
그러나 수치가 주도하는 미얀마 정부는 '인종청소' 주장을 부인하고 있으며, 유엔이 구성한 국제사회의 조사도 거부하고 있다.
방글라데시에는 미얀마에서 차별과 박해를 피해 도피한 로힝야족 난민 40만 명가량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방글라데시 역시 이들이 자국민들과 섞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난민캠프를 무인도로 옮기거나 미얀마로 돌려보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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