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일본기업이 가전제품이나 생필품의 해외생산을 일본 국내로 회귀시키는 움직임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4일 보도했다.
엔화가치 하락과 중국의 인건비 상승 등으로 해외 제품이 갖던 비용 측면의 강점이 약해진 영향이 크다. 국내공장을 살려 제품경쟁력을 높이는 기업도 있어 생산의 과도한 해외이전에 제동이 걸리는 모습이다.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일본계기업의 해외법인이 일본에 제품을 출하하는 '역수입' 매출은 2017년 1∼3월 2조5천926억 엔(약 26조9천억 원)으로 절정이던 2015년 7∼9월보다 13%(3천867억 엔) 줄었다.
특히 1∼3월 중국으로부터의 역수입은 1조915억엔으로 1년 반 전보다 18% 감소했다.
이로 인해 일본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소비재 가운데 수입품의 비율을 나타내주는 '수입 의존도' 역시 올해 6월은 절정 때인 2016년 3월보다 5%포인트 떨어졌다.
일본 업체가 역수입에서 국내생산으로 회귀하고 있는 것은 아시아의 인건비 상승 때문이다.
일본무역진흥기구에 따르면 중국 주요도시 일반공 월급은 5년 새 20∼30% 올랐다. 말레이시아 주요산업 노동자들의 유력노조는 2018년 최저임금을 1.5배로 올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중국의 1인당 월급을 달러로 환산한 절대액수로 보면 2천 달러가 넘는 일본보다는 낮지만, 생산성도 가미한 단위노동비용은 중국이 일본보다 30% 높아지며 역전된 것으로 SMBC닛코증권은 추산했다.
그간 해외로 생산을 이전해 역수입했던 기업 사이에서는 가전업종을 위주로 일본 회귀가 두드러진다.
JVC켄우드는 인도네시아와 중국 등 해외공장에 100% 의존하던 카 내비게이션 생산의 일부를 2015말 나가노현 이나시로 옮겼다. 캐논은 2016년 12월말 연간결산 기준 일본내 생산 비율이 56%였는데 카메라를 생산하는 오이타공장에서 자동화를 진행, 앞으로는 60%까지 높일 계획이다.
단가가 싸 아시아 생산이 왕성한 생활용품도 재검토 움직임이 있다.
'100엔 숍' 다이소산업은 "잡화는 거의 다 해외생산이었지만 국내제품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아이리스오야마는 약 100억엔을 들여 이바라키현에 발광다이오드(LED) 조명공장을 새로 가동한다.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수도권 지역 수요를 노렸다.
일본은 성숙경제에 접어들어 자국시장의 비약적인 성장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국내공장에 대한 투자는 아시아 전체 차원에서 본 최적화 생산의 일부라고 말할 수 있는 측면도 있다.
다이와종합연구소(大和總硏) 오사나이 사토시 시니어 이코노미스트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이 발효되면 해외공장 경쟁력은 높아진다. 구조적으로는 수입의존도가 높아질 흐름"이라고 말했다.
tae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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