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원세훈 재판 선고연기 신청…"추가확보 증거 제출"(종합)

입력 2017-08-24 16:30   수정 2017-08-24 16:31

검찰, 원세훈 재판 선고연기 신청…"추가확보 증거 제출"(종합)

"외곽팀 규모·실상 확인돼 변론재개 필요"…재판부 판단 주목

변호인 측은 반대 의견 낼 듯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검찰이 국가정보원의 '민간인 댓글 부대' 활동과 관련해 추가 증거자료를 제출하고자 원세훈 전 국정원장 재판의 변론 재개를 신청했다. 당초 원 전 원장 파기환송심 재판은 오는 30일 선고가 예정돼 있다.

24일 검찰과 법원에 따르면 원 전 회장의 공직선거법 등 위반 사건 재판의 공소유지를 맡은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진재선 부장검사)는 이날 변론 재개 신청서를 서울고법 재판부에 제출했다.

원 전 회장의 파기환송심 재판은 현재 변론 절차를 모두 마무리하고 30일 선고를 앞두고 있다. 앞서 대법원까지 올라갔으나 대법원은 2015년 7월 핵심 증거들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근거가 부족하다며 2심 결론을 깨고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변론 재개 신청을 재판부가 받아들인다면 재판이 재개돼 검사와 피고인 양측은 다시 증거자료 등을 제출할 수 있다.

검찰이 선고일을 불과 6일 앞두고 변론 재개를 신청한 것은 재판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만한 추가 증거를 확보했다는 판단에 따른 조처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변론 종결 이후 국정원에서 사이버 외곽팀 등에 관한 진상 조사 결과를 발표한 뒤 수사의뢰를 했고 검찰은 관련자 압수수색 및 소환조사를 일부 실시하는 등 추가 수사에 착수했다"며 "기존에는 극히 일부만 파악됐던 민간인 외곽팀의 규모와 실상이 확인돼 공판에 반영할 필요가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검찰은 "추가 확보된 중요 증거들의 제출, 공소장 변경, 양형 자료 반영 등을 위해 부득이 변론 재개를 신청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초 검찰은 선고가 임박한 점을 고려해 국정원의 민간인 외곽팀장 관련 자료를 인계받고서도 변론 재개를 신청하지 않는 방향으로 내부 방침을 세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자료가 수년간 지속한 재판의 판도를 바꿀 정도는 아니라고 봤기 때문이다.

그러나 23일 벌인 대규모 압수수색에서 민간인 외곽팀의 활동과 관련한 의미 있는 증거자료를 확보한 점, 향후 수사 경과를 재판에 반영할 필요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해 판단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는 2009년 5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심리전단 산하 사이버팀이 민간인으로 구성된 30개의 외곽팀을 운영했다는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국정원은 이어 21일 댓글 작성에 관여한 민간인 외곽팀장으로 의심되는 30명을 수사 의뢰했고, 검찰은 23일 외곽팀장의 주거지와 사무실 등 3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한국자유연합, 민생경제정책연구소, 늘푸른희망연대 등 보수 성향 관련 단체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검찰은 단체 회원명부를 비롯해 컴퓨터 하드디스크 자료와 문서, 장부, 휴대전화 등을 확보하고 23∼24일 관련자들을 소환 조사했다.

변론을 재개할지는 재판부의 재량이다.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30일 선고가 이뤄지며, 신청을 받아들이면 재판을 다시 열게 된다. 검찰이 중요 자료를 확보한 경우 재판 판도가 바뀔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원 전 원장 변호인 측은 변론 재개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낼 전망이다.

원 전 원장은 2013년 6월 국정원법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5년째 재판을 받고 있다.

p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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