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 골프 파4홀에서 5타 만에 홀아웃을 하면 보기, 6타를 치면 더블 보기, 7타를 치면 트리플 보기라고 한다.
그러면 규정 타수보다 6타를 더 쳐서 홀아웃을 하면 뭐라고 부를까.
정답은 '섹튜플 보기(sextuple bogey)'다.
섹튜플 보기는 생소한 용어다. 주말 골퍼들에게는 이 단어가 없다. 정해진 타수보다 두 배만큼 치는 '양파'를 대개 한계선으로 하기 때문이다.
프로 골퍼들이 한 홀에서 6타를 오버하는 장면은 더더욱 보기 어렵다. 파4홀이 아닌 파5 홀이라도 마찬가지다. 프로이기 때문이다.
24일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에서 섹튜플 보기가 나왔다.
이날 1라운드에서는 세찬 비바람이 내린 탓에 선수들이 타수를 많이 까먹었다.
장은수(19)도 예외는 아니었다.
장은수는 올해 KLPGA 정규투어 신인이다. 지난해 드림투어(2부리그)를 거쳐 정규투어에 뛰어들었다.
지난 6월 비씨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서는 2위에 오르는 등 올 시즌 18개 대회에서 톱10에 5번 들었다. 신인상 포인트 2위를 달리고 있다.
오전 조로 출발한 장은수는 10번 홀부터 시작해 12개 홀까지 2언더파를 치며 공동 선두까지 뛰어올랐다.
이어 13번째 홀인 4번 홀(파5)에서 1타를 잃은 뒤 5번 홀(파5)에서 악몽을 경험했다.
무려 11타 만에 홀아웃하며 섹튜플 보기를 한 것이다.
티샷이 우측 러프로 빠지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두 번째 샷이 좌측 나무를 맞고 러프 깊숙이 들어가면서 공이 사라졌다.
제자리에서 다시 친 네 번째 샷은 다시 러프로 들어갔고, 이후 샷은 그린 앞 해저드로 들어갔다. 그린에 공이 올라왔을 때는 이미 9타를 치고 난 후였다.
이어 11타 만에 간신히 홀아웃을 했다.
장은수는 이후 9번 홀(파4)에서 다시 두 타를 더 잃어 6오버파 78타로 이날 오후 3시30분 현재 100위권으로 밀려났다.
2시간30분 전까지만 해도 공동 선두였던 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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