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인 엄홍길·요트 세계일주 김승진 '독종 토크 콘서트'

입력 2017-08-24 21:50  

산악인 엄홍길·요트 세계일주 김승진 '독종 토크 콘서트'

"희망은 모든 것을 성취하게 해…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천m급 고봉 16개(16좌)를 모두 오른 산악인 엄홍길 씨와 한국인 최초로 혼자서 중간 보급 없이 요트 세계 일주에 성공한 김승진 씨.

한국을 대표하는 모험가 두 사람이 24일 오후 부산시 영도구 동삼동 국립해양박물관에서 열린 '산과 바다를 정복한 독종 토크 콘서트'에 자리를 함께했다.

300여 명의 관객이 자리를 꽉 채운 가운데 두 사람은 자신의 험난했던 탐험 여정을 담담하게 풀어냈다.

청년층이 주를 이룬 관객에게 던진 메시지는 바로 '희망'과 '도전'이다.




엄씨는 어린 시절 40여 분을 걸어서 오르내려야 하는 산골짜기에 집이 있었던 탓에 학교 다니는 게 힘들어 불평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때문에 자연스레 산과 친해져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암벽등반에 나서는 등 전문 산악인의 길을 걷게 됐다고 엄씨는 소개했다.

그는 1985년 에베레스트 첫 등정에 나섰으나 실패하고서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고 다시 준비해 재도전했다. 현지 셰르파가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는 바람에 중도에 하산하는 아픔을 겪었으나 포기하지 않고 세번째 도전 만에 등정에 성공했다.

2007년 4번째 도전 만에 로체봉 등정에 성공함으로써 16좌 완등의 대기록을 세웠지만 그 과정에서 10명의 동료를 잃었다.




자신도 동상에 걸려 발가락을 잃고 안나푸르나 등정 때는 3명의 동료를 잃었다. 자신도 다리가 부러져 한쪽 다리로 겨우 하산한 뒤 한국으로 후송돼 수술을 받았고 의사로부터 '뛰는 것도 어려울 것'이라는 산악인으로서는 사실상의 사형선고를 받고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해 성공을 이뤘다.

그는 "수많은 실패와 동료를 잃는 아픔이 있었기에 오늘 이 자리에 내가 설 수 있다"며 "인간은 희망이라는 옷을 입고 산다. 희망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성취하게 해준다"고 강조했다.

김승진 씨는 2014년 11월 충남 당진시 왜목항을 출발해 중간에 어느 항구에도 들르지 않고 다른 배의 지원 없이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하는 단독·무기항·무원조 세계 일주에 성공했다.

210일간 4만1천900km를 항해하는 동안 요트가 뒤집히고 배 곳곳이 고장이 나는 등 숱한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겨냈다.

그는 16년 전 일본의 요트 탐험가가 쓴 '7개 바다를 건너서'라는 책을 읽고 나도 할 수 있다며 도전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14년 만에 출발선에 선 그 날이 세계 일주를 성공하고 돌아올 때보다 더 기뻤다고 그는 회고했다.

1년여에 걸친 준비 과정이 너무도 힘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1월의 태평양은 매우 거칠었고 배가 여기저기 고장 나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가족의 격려 메시지에 힘을 내고 '실패하면 살아서 돌아오지 않겠다'는 각오를 되새기며 이겨냈다.

항해 도중 배가 전복되기도 하고 남극해를 지날 때는 레이다에 잡히지 않는 유빙에 부딪힐 뻔한 위기를 넘기면서도 힘들어하기보다는 그것을 즐겼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세계 최고의 요트맨들이 기량을 겨루는 대회인 세계 일주 레이스에 출전하는 것을 다음 목표로 삼고 또 다른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관객과의 대화 시간에 '어디서 그런 도전의 용기가 나오느냐'는 관객의 질문에 엄씨는 해내고야 말겠다는 의지가 바로 용기라고 답했다.

두 사람 모두 자녀가 자신과 같은 모험에 도전한다면 적극 지지하고 돕겠다고 말했다.

김 씨는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다면 그게 바로 행복'이라고 밝혔다.

엄씨는 등정을 출발하기에 앞서 '자승최강(自勝崔强)' 즉 나를 이기는 것이 가장 강한 것이라는 글귀를 마음에 새긴다고 말했다.

산을 오를 때 가장 두려운 것이 죽음인데 그보다 더 무서운 것이 자기 자신이라며 실패할까 두려워하는 자신을 이겨내야 모든 것을 이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엄 씨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자신 있게 도전하라"며 "현재 좋지 않은 요소들은 순간이고 지나가기 마련으로 얼마나 빨리 박차고 나가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명심하면 좋겠다"고 관객들에게 당부했다.

lyh9502@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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