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이민자 급감추세…브렉시트 불확실성에 일손부족 우려

영국 이민자 급감추세…브렉시트 불확실성에 일손부족 우려

정부 '이민통제' 자찬…산업계 "숙련인력 상실·두뇌유출" 걱정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영국에서 이민자가 줄어 기업들이 고급인력 부족을 걱정한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통계청(ONS)에 따르면 올해 3월 입국자 수에서 출국자 수를 뺀 순인구 이동(net migration)이 24만6천명으로 작년 같은 시기 32만7천명보다 4분의 1 정도 줄었으며 3년 만에 최저다.

이 같은 변화의 절반 이상이 EU 회원국 국민의 순이동 감소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2004년 EU에 가입한 폴란드,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등 동유럽 8개국에서 영국을 떠나는 이민자 수가 59％ 늘었다.

브랜든 루이스 이민부 차관은 순이동을 10만명 아래로 억제하기로 한 정부 목표를 달성하는 데 고무적인 진전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고용주들은 이민자 수가 계속 줄어들면서 노동자가 부족해질 수 있다며 우려했다.

이미 영국에서는 간호직과 같은 일자리에 지원하는 EU 회원국 국민이 줄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농업 이익단체인 영국농민연맹은 올해 영국에 온 일꾼들이 17％ 감소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영국 노동시장이 빡빡해지면서 기업들은 숙련된 인력을 찾는 데도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영국의 실업률은 4.4％로 1975년 이후 최저치를 나타내고 있고 고용률도 사상 최고를 달리고 있다.

기업 이익집단 영국산업연맹(CBI)의 고용부문 대표 매슈 퍼시벌은 고용률이 기록적이고 숙련노동자가 부족한 상황에서 EU 회원국 이주민들은 영국의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중대한 기여를 해왔다고 설명했다.

퍼시벌은 "이번 이민통계에서 기업인들은 영국을 떠나는 EU 회원국 국민이 많다는 추세를 감지했다"며 "이런 핵심적 숙련인력을 잃는다는 사실에 기업인들이 모두 걱정하고 있으며 수백만명의 노동자, 그들의 가족을 위해서 빨리 (브렉시트의) 확실성을 부여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익단체인 관리자협회의 고용·숙련노동 대표인 시머스 네빈은 정부의 긍정적 해석을 비판하며 그런 추세가 축하할 일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네빈은 "살고 일하기 좋은 곳이라는 영국의 매력이 떨어지는 신호는 우려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브렉시트 후에 변화할 EU 시민들의 권리에 대한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두뇌유출이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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