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지도부 결정에 따를것"…千·鄭·李 "비대위가 깜깜이 선거 조장"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회가 25일 '5·9 대선'의 패배 원인을 성찰하는 대선평가보고서를 8·27 전당대회까지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하자 안철수 전 대표를 제외한 나머지 3명의 당권 주자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해당 보고서에 대선후보였던 안 전 대표의 '책임론'이 어느 수준까지 명시되느냐가 이번 전대의 막판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제기됐을 정도로 대선평가보고서는 당권 주자들 입장에서 초미의 관심사였다.
이런 상황에서 비대위는 애초 8월 초 끝날 예정이었던 평가보고서 작성 작업이 늦어진 데다, 당 대표 선출을 목전에 둔 현시점에서 보고서를 공개할 경우 자칫 후보자 간 공방의 소재로 악용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일단 비공개 결정과 함께 이 사안을 새 지도부에 넘기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이에 대해 안 전 대표는 지도부 결정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한 후 기자들과 만나 "(공개 여부의) 권한은 전적으로 비대위에 달려있다"면서 "당 지도부가 결정할 일이고, 저는 그것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나머지 당권 주자들은 즉각 비대위 결정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이언주 의원과 정동영 의원, 천정배 전 대표는 즉각 공동으로 입장문을 내고 "대선평가보고서 공개와 전대는 아무 관련이 없다. 특정 후보의 유불리에 대한 예단에 따라 접근할 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특히 "보고서가 안 후보에 대해 비판적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에 그 내용이 당 대표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비공개를 결정했다면 더욱 심각한 일"이라면서 "당원들이 당연히 알아야 할 핵심 정보를 모른 채 선거에 임하게 되는 셈이다. 비대위가 '깜깜이 선거'를 조장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들은 또 "비대위가 대선평가보고서를 즉각 공개할 것을 요구한다"며 "이 문제에 대해 안 후보의 미온적 태도는 당권에만 집착해 정당한 비판을 피하려 한다는 오해를 받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당내에선 전대 판세에 미치는 영향과는 별개로, 전대 후 신임 지도부에 보고서 공개 여부를 일임한 비대위 결정에 논란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만일 안 전 대표가 승리할 경우 당 대표로서 본인의 치부를 드러낼 수 있는 보고서의 공개 여부를 판단하는 모순된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당권 주자들은 이틀간 진행되는 ARS 투표 첫날인 이날 당원들을 향해 지지를 호소하며 경선 막판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안 전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어 "어떤 분은 5년 뒤를 생각하라고 했지만, 모든 것을 던져 국민의당을 살리기로 결심했다"며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를 하도록 당원들이 저를 선택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천 전 대표는 안 전 대표를 겨냥, "명분 없이 출마한 후보에 대해 당원들이 회초리를 들고 있다. 내부에서 '안빠'(안철수 지지자) 몇 사람이 설치는 것이 큰 의미 있나"라며 "저에 대한 지지와 성원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고 느낀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제가 결선에 1등으로 진출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 천 후보와 당 위기에 대한 진단과 처방이 같다는 점에서 지지자들이 같이 움직일 것"이라며 결선투표 시 천 전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의원은 SBS 라디오에 출연, "안 후보는 근면 성실하고 신선한 분이었는데, 그사이에(그동안) 좋은 부분들이 퇴색됐다"며 "대선 TV토론 과정 등에서 보여준 애매모호하고 우유부단한 면 때문에 지지자들이 실망한 상태"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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