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봉사 위해 이주, 작년 8월 학교 설립…"교육 전문화 힘쓸 것"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중남미 최빈국으로 도미니카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아이티의 수도 포르토프랭스에는 100여명의 한인이 거주한다.
이곳에도 한인 차세대를 가르치는 교육기관이 있는데 남하얀(33·여) 교장이 지난해 설립한 '나래한글학교'다.
재외동포재단 주최 '2017 한글학교 교장연수'에 참여한 남 교장은 25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제대로 가르쳐 한민족 정체성을 심어주는 게 제일 큰 목표"라며 "학부모들이 학교가 생겨 한시름 놨다고 반긴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5일 문을 연 이 학교는 유아·초등·중고등 등 3개 반 15명의 학생을 3명의 교사가 가르친다. 기독선교단체인 '함께하는 사랑밭'이 제공하는 사무실을 활용해 매주 토요일에 수업을 연다.
그는 "학교가 문을 열 때는 아무것도 없었지만 주변의 도움으로 교재·책걸상·칠판 등을 마련했고 지금은 학생들 교복까지 맞춰 입는다"고 소개했다.
20살에 파라과이로 유학을 가서 현지 의대를 마치고 치과의사로 5년간 근무했던 그는 2015년 선교단체로부터 의료봉사와 선교를 함께하는 전문선교사에 임명돼 2015년 아이티로 이주했다.
의대 동문 치과의사인 남편도 선교사로 두 사람은 평상시에는 현지인을 대상으로 무료의료 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파라과이 수도 아순시온에서 잘 나가던 치과의사 부부가 아이티로 건너온 이유를 물었더니 "의술로 남을 돕는 일에 앞장서고 싶은 꿈이 있었다. 의료혜택을 잘 못 받는 어려운 지역을 희망해 아이티로 오게됐다"고 답했다.
파라과이한국교육원에서 4년간 한국어 교사로 봉사해온 그는 아이티에 오자마자 한글학교 설립을 추진했다.
아이티에 거주하는 한인들은 대부분 선교사 가족이거나 NGO 관계자들인데 이들이 더 많이 아이티로 오기 위해서는 자녀들의 교육을 맡길 수 있는 학교가 우선이라는 생각에서였다.
그는 "자녀들이 국제학교와 현지 학교에 다니는데 한국을 모르고 크는 것이 제일 안타까웠다"며 "말과 얼을 심어주기 위해 제일 먼저 가르친 것이 '애국가', '국기에 경례, '인사예절'"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이 모두 애국가를 4절까지 부르고 어른에게 존댓말로 인사하는 등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학교는 한인사회 사랑방 역할도 한다. 봄·가을 소풍에는 학생과 학부모 등 30여 명이 참가하고 있다.
이번 연수에서 학교 운영에 관한 노하우를 배운 것이 제일 큰 성과라는 그는 "안심하고 자녀교육을 맡길 수 있는 학교로 자리 잡을 수 있게 교육의 전문화에 힘쓸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wakar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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