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정부 "벵갈리 반란군, 경찰초소 습격…군기지 침투 시도"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불교도와 이슬람교도간 갈등이 끊이지 않는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州)에서 이슬람 무장세력이 경찰 초소를 습격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25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미얀마 국가자문역실 산하 정보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오늘 새벽 1시께 극단주의 벵갈리(이슬람교도를 비하하는 표현) 반란군이 사제 폭탄 등을 이용해 24개의 경찰 초소를 습격했다"고 밝혔다.
성명은 이어 "150여명에 달하는 반란군은 군 기지 침투도 시도했다"며 "지금도 경찰관과 군인들이 반란군과 싸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보위원회는 또 "초기 보고에 따르면 이번 습격으로 최소 5명의 경찰관이 사망했으며 반란군 시신 7구가 발견됐다. 그들은 (경찰로부터) 2자루의 총을 탈취했다"고 설명했다.
미얀마 라카인주(州)는 불교도들과 소수인 이슬람교도간 갈등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특히 지난해 10월 로힝야족 무장세력이 배후로 지목된 경찰초소 습격사건 이후 미얀마군은 이 지역에 대규모 병력을 투입해 수개월간 무장세력 토벌작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수백명이 목숨을 잃었다.
또 유엔과 인권단체는 미얀마 군인들이 무장세력 토벌 과정에서 로힝야족 민간인을 학살하고 방화와 성폭행, 고문 등을 일삼으면서 '인종청소'를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당시 7만5천여명의 로힝야족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도피했다.
그러나 미얀마 정부는 이런 주장을 부인해왔으며, 유엔이 구성한 국제 조사단의 활동도 불허하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미얀마군은 이달 초 라카인주 산악 지대에서 불교도인 소수민족 남녀 3쌍이 숨진 채 발견되자 또 다시 로힝야족 무장단체를 배후로 지목하고 수백명의 군인들을 보내 토벌작전을 벌여왔다. 또 다수의 불교도들도 로힝야족 마을을 봉쇄한 채 물리력을 행사할 조짐을 보여왔다.
이런 가운데 실권자인 아웅산 수치 자문역의 요청으로 라카인주 종교갈등 해법을 모색해온 코피 아난 전 유엔사무총장은 전날 최종 보고서를 통해 핍박받는 로힝야족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폭력과 급진화를 유발할 것이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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