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미 기싸움 속 美 '협상론'에 거부반응…"기만술책"

입력 2017-08-25 13:57   수정 2017-08-25 14:32

北, 대미 기싸움 속 美 '협상론'에 거부반응…"기만술책"

'전제조건 단 대화타령' 비난…'적대정책 철회' 압박 지속의도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협상을 통한 북핵 해결을 추구한다는 미국 당국자들의 잇단 언급에 북한 매체들이 '기만술책', '양면전략' 등으로 최근 잇따라 비난하고 있어 주목된다.

대화 재개를 둘러싼 북미 간 기싸움 국면에서, 북한이 미국으로부터 더 크고 본질적인 대가를 얻어내기 위해 미국의 협상론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북한의 대외용 라디오 방송인 평양방송은 24일 "요즘 미국이 우리 공화국에 대한 군사적 대응과 함께 이른바 외교적 해법에 대해 요란스레 떠들고 있다"며 미 국무부가 최근 대북 대화를 위한 조건을 언급한 것을 거론했다.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외신기자 회견을 통해 핵실험·탄도미사일 실험·역내 불안정 야기 행위 중단 등 세 가지가 대북 대화를 위한 출발점(starting point)이 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평양방송은 미국이 한반도 정세를 긴장에 몰아넣은 책임을 벗기 위해 '전제조건을 단 대화 타령'을 해 왔다며 "지금 미 행정부가 늘어놓고 있는 대화니 외교적 접근법이니 하는 나발들도 역시 저들이 조선반도(한반도)의 평화보장을 위해 애쓰고 있는 듯한 인상을 국제사회에 주자는 교활한 술책"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이 진실로 우리와의 대화를 바란다면 마땅히 자기반성부터 해야 한다"며 "(미국이 언급하는 대화는) 우리를 범인으로 몰기 위한 기만술책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북한의 대외선전용 매체 '우리민족끼리'도 25일 "안팎이 다른 양면전략에 속아 넘어가는 나라가 따로 있다"며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계속 고집하면서 읊어대는 그 어떤 대화도, 외교적 해법도 우리에게는 통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대외선전 매체 '메아리'는 지난 23일 "미국이 떠드는 외교적 해법이 사실이라면 그들은 무엇보다 먼저 우리 공화국을 반대하는 군사적 대결 소동부터 중지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북한 매체들의 이런 반응은 현재까지 미국이 보이는 대화 재개 신호가 불만족스럽다는 의사 표현으로 해석할 수 있다. 미국이 소위 '적대시정책'을 철회하는 제스처를 실제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당분간은 적대시 정책 철회를 내세운 대미 압박을 계속해 나가겠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정성윤 통일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최근 북미 간 상황과 관련해 "기존의 비핵화 대화 조건을 나름대로 낮췄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국은 북한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에 대해서는 말하고 있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는 "제재·압박을 통한 고통으로 북한이 대화 국면에 들어오기를 바라는 입장에서 미국이 변화가 없다고 북한이 인식하는 것 같다"며 "그 틀에 변화가 없다면 북한은 지속적으로 미국의 제안을 거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kimhyoj@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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