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구단 "조작 의심된 경우는 직접 전화해 응찰 취소"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넥센 히어로즈 구단은 23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진행한 이승엽(41·삼성 라이온즈) 은퇴 투어를 뜻깊게 준비해 야구팬으로부터 많은 박수를 받았다.
특히 경기 전 넥센 27명의 선수가 모두 '36번'을 달고 그라운드에 도열한 장면이 백미였다.
넥센 구단은 당시 선수가 입었던 '36 스페셜 유니폼'을 경매에 내놨다.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진행하는 이번 경매는 31일까지 계속된다. 경매 기금 전액은 지역 아동에게 돌아간다.
야구팬들은 이승엽과 실제 착용한 넥센 선수까지 총 2명의 사인이 포함된 유니폼에 큰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경매 시작 직후 일부 선수의 유니폼 최고가가 5천만원을 훌쩍 넘는 일이 벌어졌다.
대다수 선수의 최고가가 수십만원에 머무르고 있는 가운데, 이정후가 입었던 유니폼은 6천만원을 넘기까지 했다.
야구 관련 용품 경매 시장 규모가 미국이나 일본만큼 크지 않은 국내 사정을 고려하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액수다.
당장 구단 홈페이지와 야구 관련 커뮤니티는 난리가 났다.
대다수 야구팬은 "응찰액 1등과 2등의 금액 차이가 너무 크다. '미입금분은 다음 순위로 넘어간다'는 조항을 악용해 적당한 가격으로 2등 자리를 맡아놓은 뒤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다른 사람의 응찰 자체를 방해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경매 시작 이틀만인 25일 넥센 구단이 직접 '교통정리'에 나섰다.
구단 관계자는 "1위와 2위 응찰액 차이가 너무 큰 경우 직접 전화해 실제 응찰 의사를 확인했다. 이름은 달랐지만, (회원정보 상) 거주지역이 비슷한 분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한때 6천만원을 넘겼던 이정후 유니폼은 25일 오후 2시 현재 최고가 105만원, 5천100만원이었던 고종욱 유니폼은 41만원으로 조정됐다.
최고가는 주장 서건창의 사인이 들어간 유니폼으로 145만원이다.
구단 관계자는 "구단 홈페이지로 경매를 진행하다 보니 부정행위를 막는 데 어려움이 있지만, 31일까지 지속해서 점검해 공정한 경매를 진행하겠다. 좋은 뜻으로 진행하는 경매인만큼, 이승엽 선수에게도 누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4b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