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결위 회의서 신경전 끝 정회도…한국당, 쟁점화하며 사과 요구
(서울=연합뉴스) 정윤섭 김남권 기자 =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25일 비경제부처 결산 심사 회의에서는 야당 의원들과 청와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의 신경전이 펼쳐졌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군 을지훈련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청와대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이 여당 지도부와의 만찬에 참석한 것을 비판하자, 정 실장은 민간훈련은 끝난 상황이기 때문에 부적절한 지적이라며 맞섰다.
이 문제로 인해 양측의 갈등 속에 회의는 이날 오전 1시 46분께 정회했고, 오전 3시께 재개돼 7명 의원의 보충질의를 끝으로 산회했다.
한국당 예결위 간사 김도읍 의원은 질의 도중 정 실장에게 "군이 '데프콘 1' 상태에서 훈련을 전개하는데 청와대 수석급 이상 12명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12명이 술판을 벌였다"며 "청와대는 누가 지키느냐"고 따져 물었다.
김 의원은 "안보실장은 (예결위 때문에) 여기 계시지만, 비상상황에 청와대에서 대기해야 할 안보실 1차장은 국회에 있고 2차장은 민주당 지도부랑 술판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 등 지도부와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을 비롯한 수석비서관들은 전날 저녁 서울 시내에서 만찬 회동을 했다.
정 실장에 김 의원의 지적에 "(민관 을지훈련) 상황은 끝났다"며 "뭐가 잘못됐다고 지적하는지 이해를 못 하겠다"고 맞섰다.
민주당 간사인 윤후덕 의원은 "추미애 대표가 대통령 취임 100일 동안 고생한 분들 격려 차원에서 마련한 저녁이며 자리가 끝난 후 대표가 모임 취지까지 설명한 정상적인 자리였다"고 엄호했다.
하지만 한국당은 지도부까지 나서 이 문제를 쟁점화하며 청와대와 민주당의 사과를 요구했다.
홍 대표는 천안 우정공무원 연수원에서 열린 당 연찬회에서 "을지연습 기간에는 술집, 유흥가를 안 가는 것이 대한민국의 전통이고 관례인데 청와대에서 그렇게까지 했다는 것을 보니 이 정부가 곧 무너질 수도 있다. 국민신뢰를 잃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청와대 안보실장은 무슨 문제가 있느냐고 오히려 대들었다고 한다"며 "을지훈련이 진행되는데 서울 한복판에서 술판을 벌이는 것이 우리의 안보 현실이다. 이 문제에 대한 사과를 받아내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당 예결위 소속 의원들도 성명을 내고 "안보실장은 '부당한 지적이다. 퇴근 후 문제'라는 취지로 답변했다"며 "안보위기가 퇴근 후에는 없는 것인지, 군 장병에게는 경계태세를 지시해놓고 최상층 지도부는 술판을 벌여도 된다는 것인지, 안보실장의 안일한 안보인식에 분노를 넘어 좌절감을 느낀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안보위기 시점에 술판을 벌인 청와대 인사들에 대해서도 즉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며 "민주당 역시 지도부의 책임 있는 대국민 사과와 국민이 납득할만한 수준의 자숙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jamin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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