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소 골목상권 침해 논란 확산…수원 재래시장 상인 반발

입력 2017-08-27 07:24  

다이소 골목상권 침해 논란 확산…수원 재래시장 상인 반발

연무점 입점 반대…"영세상인에 치명적 위협"

다이소 "시장업종 배제, 상생협력 하겠다" 제안

(수원=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균일가 생활용품업체 다이소아성산업이 경기 수원시 연무동에 판매장 건립을 추진하자 주변 시장 상인들이 반발하고 있다.


다이소는 지난 14일 수원시 장안구 연무동 247-16에 연면적 1천373㎡, 지상 3층 규모의 매장을 짓겠다는 건축신고서를 제출했다.

다이소는 5천원 이하 제품을 판매하는 대표적인 저가 쇼핑 매장으로 창립 20년 만에 매출 2조원 달성을 눈앞에 두는 등 유통업계에서 확실하게 자리 잡았다.

기업형 슈퍼마켓(SSM)을 위협할 정도로 덩치가 커졌지만, 대형 유통업체가 받는 규제의 사각지대에서 영역을 확대해 골목상권 침해 논란도 빚고 있다.

다이소는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상 매장 면적 3천㎡ 이상의 대규모 점포에 속하지 않아 인근 전통시장 골목상권과 협의 없이 매장을 열 수 있다.

그러나 판매 품목이 재래시장과 겹쳐 상인들의 저항에 부닥쳐 왔다.

다이소 연무점 예정부지에서 직선거리로 300m가량 떨어져 있는 연무시장의 상인들도 다이소 입점 소식에 "우리 같은 영세상인들에게 치명적인 위협이 된다"면서 반발하고 있다.

연무시장상인회 관계자는 27일 "다이소는 문구류와 의류, 꽃 등 안 파는 게 없고, 이 상품들은 모두 연무시장 상인들의 판매물품과 겹친다"면서 "영세상인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다이소가 들어서면 절대로 안 된다"고 말했다.

1985년 형성되기 시작한 연무시장은 신변잡화와 식품 등을 판매하는 점포가 200여 개가 입점해 있다.

상인들이 반발하자 다이소는 지난 23일 상인들을 만나 상생협력 방안을 마련해 문제를 해결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다이소 관계자는 "다이소에서 파는 물건은 5천 원 미만의 싼 제품이어서 시장 물품과 차이가 있고, 매장을 낼 때는 전통시장 업종은 배제하고 있다"면서 "시장 상인들의 요구사항이 무엇인지, 상생발전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찾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다이소 연무점은 모두 판매시설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지역 주민들이 와서 쉴 수 있는 편의시설 설치도 고려하고 있다"면서 "다이소는 항상 지역상인들과 협의해 상생하는 노력을 해온 기업"이라고 덧붙였다.

다이소는 지난 2013년 6월 경기도와 전통시장 살리기 상생협력 협약을 맺어 다이소가 입점을 준비하는 수원 파장시장과 부천 상동시장 상인회에 상품개발과 마케팅 기법을 전수한 바 있다.

다이소의 상생협력 제안에 대해 연무시장 상인들은 "다이소가 상생한다고는 하지만, 우리가 바라는 것은 입점하지 않는 것"이라며 시큰둥한 반응이다.

다이소가 제출한 건축신고서를 받은 수원 장안구청은 건축허가 결격사유는 없지만, 시장상인들의 민원이 제기된 만큼 원만한 협의가 이뤄지고 나면 허가를 내주겠다는 입장이다.

다이소 직영점은 현재 수원시에 10곳, 경기도에 100곳이 있으며, 전국에는 1천180개 매장이 운영되고 있다.

hedgeho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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