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선재센터서 첫 개인전 26일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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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25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 아트선재센터 뒤켠의 한옥.
창호 문을 열고 나타난 구정아(50) 작가에게 사람들의 시선이 일순간 쏠렸다.
위아래가 붙어 하얀 우주복을 떠올리게 하는 의상과 소녀처럼 야무지게 땋은 양 갈래머리는 낯설었지만, 보면 볼수록 묘한 느낌을 뿜어냈다.
아트선재센터 2층에 자리한 작가의 신작 '미스테리우스'(MYSTERIOUSSS)도 그 점에서 작가와 닮았다.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건가' 싶으면서도, 자리를 뜨지 못하게 잡아두는 매력이 있는 영상 작품이다.
2분 30초 길이의 3D 애니메이션은 작가가 '카락타'라고 표현한 생명체의 움직임을 쫓는다.
그는 폴짝 뛰어내렸다가, 주먹을 가위바위보로 계속 바꿔 쥐었다가, 팔도 쭉 뻗는다. 그 모습이 우주를 탐험하는 외계인 같기도 하고, 양수 속을 유영하는 태아 같기도 하다. 동그란 이마의 생명체가 슬며시 웃을 때는 작가 얼굴이 겹쳐진다.
옆에 전시된 3분 길이의 신작 '큐리우사'(CURIOUSSSA)도 또 다른 캐릭터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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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작품 의미를 한정하지 않으려 애썼다. 그럼에도 '미스테리우스' 정체를 궁금해하는 질문이 이어지자 "생김새는 어린애 같지만 발달한 인간 형상을 상상한 것이다. 고지식을 갖춘 사람의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아정구'로 이름 붙여진 이번 전시는 작가의 첫 국내 개인전이다.
프랑스에 오랫동안 거주해온 작가는 특정한 공간을 평범하고 일상적인 것들로 채우는 작업들로 일찌감치 해외에서부터 주목받아왔다.
'미스테리우스'와 '큐리우사'는 형식적인 면에서 처음 도전했지만, 1998년부터 작가의 작품 세계를 관통해온 '우스'(Ousss)라는 공간과 연결된 작업이다.
"신비롭다, 호기심이 많다는 단어를 미스테리우스, 큐리우사라는 변형된 단어로 제시했잖아요? 두 형용사가 우스를 통해 각각의 캐릭터로 변형된 것이죠." (김해주 아트선재센터 부관장)
작가는 '우스'를 두고 "아이디어가 없을 때 가는 공간"이라면서 "(물리적인) 어디로 꼭 간다는 것이 아니라, 개념적인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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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층에서는 거대한 전시장 전체를 형광 분홍으로 채운 설치 작업 '닥터 포크트'(Dr.Vogt)를 만날 수 있다.
벽면에는 미국 뉴욕에 체류하던 시절 그린 60점의 드로잉이 걸렸다. 대충 아무렇게나 그은 것 같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다양한 감정이 느껴지는 "작가의 심리적 지도"(김 부관장)다.
작가는 전시 제목을 '아정구'로 정한 이유로 "전시 제목이 있어야 한다고 들었는데 저는 구역을 만드는 일을 좋아한다"면서 "양천구, 종로구가 있듯이 '아정구'가 어떨까 싶었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10월 22일까지. 문의 ☎ 02-739-7098.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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