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2시27분까지 이어져 '올빼미 재판' 별명도…최단시간 재판은 10분
첫 공판부터 결심까지 123일…2∼3일에 하루, 주 3회 재판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박영수 특별검사가 기소 후 "'세기의 재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듯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은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각종 '진기록'도 나왔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과 삼성그룹 전직 임원들의 재판은 지난 4월 7일 첫 정식 공판부터 이달 7일 결심 공판까지 총 53차례 열렸다. 선고 공판까지 포함하면 총 54차례의 재판으로 이 부회장의 운명이 결정됐다.
첫 공판부터 결심까지 123일이 소요됐다. 주말을 포함해 평균 2∼3일에 한 번씩, 주 3차례 공판이 열렸다는 의미다. 이는 일반적인 사건과 비교해 이례적으로 빠듯한 일정이다. 신속하고 효율적인 재판을 위해 재판부가 '집중심리'를 한 결과다.
공식 집계는 아니지만 결심 공판까지 소요된 재판 심리 시간은 대략 473시간에 달한다. 이 부회장 등 피고인들이 불출석한 채 진행한 3차례의 공판준비 절차에 들어간 시간까지 포함하면 총 476시간이 소요됐다.
긴 시간의 심리 결과를 재판부가 발표하는 선고 공판에 걸린 시간은 1시간이었다. 재판부는 결심 공판 후 총 18일 동안 숙고 끝에 결론을 내렸다.
재판에 출석한 당사자의 수도 기록적이다. 재판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특검 측은 특검보와 파견 검사 등 5명 안팎이 나왔고 변호인단은 20명 가량이 출동했다. 법무법인 태평양을 중심으로 전체 변호인단은 26명에 이른다. 피고인인 이 부회장과 삼성 전직 임원 4명까지 합하면 매번 재판에 출석한 당사자와 관계자만 30명에 달한 셈이다.
당사자뿐 아니라 출석한 증인도 많았다. '비선 실세' 최순실씨와 딸 정유라씨,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등 59명이 증언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60번째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구인장 발부에도 끝내 출석에 불응하면서 신문이 무산됐다.
공방이 치열하다 보니 이례적으로 긴 시간 신문을 받은 증인들도 있다. 이 때문에 이 부회장 사건은 '올빼미 재판'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는 지난 5월 31일 오전 증인으로 출석해 다음 날 새벽까지 신문을 받았다. 재판이 끝난 시간은 오전 2시 7분이었고, 휴정 시간을 포함해 총 16시간 7분 동안 진행돼 가장 긴 시간을 기록했다.
가장 늦게 끝난 재판은 김 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증인으로 출석한 지난달 7일 공판이다. 오후 2시 시작한 재판은 다음 날 오전 2시 27분께 종료됐다.
반면 가장 일찍 끝난 재판은 지난 5월 11일 열린 공판으로, 박원오 전 전무가 불출석하면서 별다른 절차 없이 불과 10분 만에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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