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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흑인을 산 채로 관 속에 감금해 살인미수, 납치 등 혐의로 기소된 백인 2명이 법원에서 유죄가 인정됐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 백인은 지난해 남아공 동부 음푸말랑가 지역에서 흑인 1명을 관 속에 강제로 집어 넣고 불태우겠다고 협박했다. 이들은 이 장면을 스마트폰으로 촬영까지 했다.
이들은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흑인 피해자를 관 속에 밀어 넣고 "가족까지 죽여버리겠다"고 위협하면서 목관 뚜껑을 발로 밟아 닫아 가뒀다.
동영상에선 "휘발유를 부어 태워버려라", "뱀을 같이 넣어라"라고 협박하는 소리도 들린다.
이 동영상이 인터넷에 공개되면서 정치권까지 가세해 백인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는 등 성난 여론이 들끓었다.
판사가 이들의 혐의를 유죄로 판결하자 방청석에서는 기쁨의 노래가 터져 나왔다고 방송은 전했다.
백인들은 "그 흑인이 우리 농장에서 구리선을 훔쳤다고 의심하고 단지 겁만 주려고 했다"고 해명했다. 피해자는 지름길로 가려고 이들의 농장을 지나갔다고 반박했다.
이들 피고인에 대한 형량 선고는 다음달 23일 결정된다.
피해자는 알자지라 방송에 "이번 판결은 인종차별주의자가 어떤 법적인 처벌을 받는지 보여줬다"면서 "매우 만족하고 불명예를 벗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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