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황금연휴 맞아 항공업계 호황 불구 청주공항 여전히 찬바람
'사드여파' 국제선 운행중단·예매율 저조…제주선 '매진'이 위안
(청주=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 오는 10월 추석 황금연휴를 앞두고 해외로 눈을 돌리는 사람들이 늘면서 관광·항공업계가 활기를 띠고있다. 이 기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는 일부 항공편의 가격이 여름 극성수기를 뛰어넘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하지만 '사드 한파'에서 좀처럼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청주국제공항에서는 다른 세상 얘기처럼 들린다.
이번 추석 황금연휴는 10월 2일 하루만 휴가를 내면 9월 30일부터 10월 9일까지 열흘간 쉴 수 있다.
항공·여행업계에게는 여름 성수기에 버금가는 특수 기회다.
실제 이 기간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사람이 급증해 항공편 가격도 큰 폭으로 올랐다.
27일 여행가격 비교사이트 '스카이스캐너'에 따르면 다음 달 2일 출발하는 인천∼일본 오사카 대한항공 왕복 항공편(직항)의 최저가는 32만6천100원이다.
이로부터 4주 뒤 황금연휴가 시작되는 다음 달 30일 같은 항공편의 최저가는 2.5배나 비싼 80만원대를 상회했지만 이미 매진됐다.
항공업계는 황금연휴 기간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하는 상당수 국제 항공편 가격이 평소보다 2∼3배가량 올랐고, 이마저도 지금은 표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그런데 청주공항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다음 달 1일 출발하는 청주∼중국 항저우 대한항공 왕복 항공편(직항)의 최저가는 38만6천원인 반면 황금연휴 바로 전날인 다음 달 29일 같은 항공편 최저가는 34만8천300원으로 오히려 쌌다.
현재 이 항공편을 포함해 청주공항의 국제 정기노선은 아시아나항공의 중국 베이징, 이스타항공과 중국 남방항공의 중국 옌지 등 총 4개가 있다.
이 중 일 때문에 양국을 오가는 조선족 이용객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옌지 노선을 제외한 나머지는 황금연휴 기간에도 예매율이 저조한 편이다.
중국의 사드 보복 조처 이후 유명 관광지로 향하는 중국 하늘길이 대부분 막히면서 여름 성수기에 버금가는 반짝 특수도 남 말이 됐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청주공항은 국제선 이용객의 90%가 유커(遊客·중국 단체 관광객)일 정도로 중국노선 비중이 절대적이었다.
하지만 지난 3월부터 중국 정부의 '금한령(禁韓令)'이 내려지면서 선양, 상하이, 다롄, 하얼빈, 닝보 등 다수의 중국방면 정기노선 운항이 중단됐다.
특정 시즌을 겨냥한 부정기노선도 중국 민항국의 거부로 번번이 무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1월만 해도 198편에 달했던 청주공항의 중국노선 운항편 수가 지난달 50편 안팎까지 급감했다.
지난달의 청주공항 국제선 이용객 수 역시 1만3천여명으로 전년 동기대비 5분의 1도 안 된다.
충북도 관계자는 "하반기가 되면 '사드 한파'가 점차 누그러들 것으로 예상했지만, 대북 관계 악화로 중국의 보복 조처가 계속되고 있다"며 "이런 어려움을 타개하고자 항공·여행업계를 중심으로 황금연휴를 겨냥한 대만 타이베이, 일본 오사카, 베트남 다낭·하노이 등 중국 외 부정기 노선 운항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청주와 제주를 오가는 국내선은 큰 위안이다.
황금연휴 기간 청주∼제주 항공편은 이미 모든 예약이 끝났고, 일부 항공사의 경우 직항 표가 매진돼 일본을 경유해 제주로 가야 할 상황이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청주공항의 국내선 누적 이용객 수는 140만829명으로 전년 동기대비 16%(19만630명)가 늘었다.
jeon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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