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사태 1년] ② 다시 기지개 켜나…주요 지표 속속 개선

입력 2017-08-28 06:05   수정 2017-08-28 06:12

[한진해운 사태 1년] ② 다시 기지개 켜나…주요 지표 속속 개선

SCFI·BDI·계선율 등 일제히 호전…업황 회복 기대 '솔솔'

해운사 실적 개선·운임 상승 기대…"본격 회복 기대는 아직 일러"

(서울=연합뉴스) 이봉준 김동규 기자 = 지난해 8월 한진해운 법정관리 사태 이후 극심한 침체를 겪었던 국내 해운업계가 최근 되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요 해운 관련 지표들이 속속 개선되고, 선사들의 실적도 잇따라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컨테이너 선복량(적재 공간)도 다시 늘어나고 3분기 해운 성수기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해운업계가 '불황의 긴 터널'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후발주자를 고사시키려는 글로벌 대형 선사들의 횡포가 여전하고, 실적 개선세도 성수기 도래에 따른 착시효과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 3대 해운 지표 개선

해운시장 상황을 보여주는 주요 지표들이 최근 속속 좋아져 업황 개선 기대를 높이고 있다.

해운업황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4일 기준 SCFI는 897포인트로, 1년 전의 600포인트에 비해 크게 오른 상태이다.

실제 미주 동안 노선 컨테이너 운임은 지난 6월 1FEU(40피트 컨테이너)당 2천13달러에서 지난 4일 2천661달러까지 올랐다. 미주 서안 노선 운임도 같은 기간 1천92달러에서 1천661달러로 상승했다.

지난해 8월 631포인트까지 급락했던 벌크선운임지수(BDI)도 지난 9일 1천50포인트까지 올라 업황 개선 기대를 뒷받침한다. 원재료 운임지수인 BDI는 경기선행지표로 통한다.

전체 선박 중 운항하지 않고 육지에 정박 중인 선박 비중을 나타내는 계선율도 지난해 8월 5.15%에서 지난 7월 2.33%로 낮아졌다. 계선율이 2.33%라는 것은 선박 100척 가운데 2.33척이 쉬고 있다는 뜻으로, 경기가 좋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 주요 국내 해운사 실적 개선

대형 국적선사인 현대상선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1조2천419억원, 영업손실 1천281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11일 공시했다.

영업손실은 전년 동기에 비해 1천262억원 개선됐고, 매출은 2천251억원(22.1%) 증가했다.

현대상선은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손실, 물동량, 소석률(적재율) 등이 전반적으로 개선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SM상선은 금년 2분기 매출액 681억원, 영업손실 71억원을 나타냈다. 매출액은 전분기에 비해 19억원 늘어났으나 적자는 지속됐다.

흥아해운도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3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약 7% 증가했고, 매출액은 2천113억원으로 약 1% 상승했다. 지난 1분기 62억원 영업손실에서 흑자 전환했다.

올해 초 출범한 SM상선을 제외하면 주요 컨테이너선사들의 실적은 점차 개선되는 양상이다.

특히 최근 해운 최성수기인 3분기에 접어들며 컨테이너 운임 수준은 상반기보다 높아지고 있고, 최근 미주 노선 물량이 증가함에 따라 운임은 더욱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 선복량 회복·컨테이너선 발주 재개

지난 7월 이후 아시아발(發) 미주 노선 예상 선적률이 100%를 넘겨 8∼10월 선복(화물 적재공간) 부족이 심화할 것으로 현대상선이 최근 전망했다.

현대상선은 이에 화주들과 협력해 미주 노선에 대한 컨테이너선 추가 배치를 검토하고 있다.

미국 유력 해운전문지 저널오브커머스(JOC)는 최근 미국 경제 호조와 개인소비 확대로 북미 시장이 높은 경제 성장을 보임에 따라 미주 노선 물동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미주 노선은 최근 해운 성수기를 맞아 중국과 동남아 등지에서 출발하는 물동량이 크게 늘어나 해상 운임도 지난달과 비교해 1FEU당 500달러 이상 인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선사인 중국의 코스코와 프랑스의 CMA-CGM은 최근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대거 발주했다.

코스코는 자회사인 차이나코스코홀딩을 통해 12척의 신조 컨테이너선을 주문했다. 코스코가 자국 조선소에 건조를 맡긴 선박은 2만1천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6척과 1만3천500TEU급 8척으로 2023년에 인도받을 예정이다.

세계 3위 선사인 프랑스 CMA-CGM은 2만TEU급 6척을 한국 조선 3사에 발주했고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 3척을 추가로 발주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현재 464척(234만TEU)을 운항하는 CMA-CGM의 선복량은 발주잔량 17척(17만TEU)에 이번에 발주한 9척(18만TEU)을 합치면 269만TEU로 늘어난다.






◇ "곳곳 암초… 업황 개선 낙관 아직 일러"

해운산업 부활을 알리는 징후가 이처럼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으나 본격적 업황 회복을 기대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후발 주자를 고사시키려는 글로벌 대형 선사들의 횡포가 여전하고, 실적 개선세도 성수기 도래에 따른 착시효과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세계 해운업계가 선복 과잉에 따른 운임 하락으로 고전하는 가운데 중국 선사인 코스코와 프랑스의 CMA-CGM이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대거 발주해 아직도 '죄수의 딜레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심리학과 경제학에서 쓰이는 용어인 '죄수의 딜레마'는 자신의 이익만 고려한 선택이 결국에는 자신은 물론이고 상대방에게도 불리한 결과를 가져오는 상황을 뜻한다.

코스코와 CMA-CGM의 초대형 선박 발주는 시장점유율 확대와 비용경쟁력 제고를 위한 전략이지만 결국 공급과잉을 심화해 이제 회복단계에 접어든 해운 시황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이다.

해상 운임 주도권을 갖는 덴마크 머스크와 스위스 MSC 등 글로벌 선사들이 가격 통제에 나서면 업황이 다시 악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주요 해운사 실적 개선도 최대 호황기인 3분기에 접어든 효과 때문으로, 실질적 업황 호조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8월부터 10월까지가 해운산업의 최성수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 같은 실적 개선세에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는 것이다.

해운업체 관계자는 "각종 해운지표가 최근 개선되며 업황 회복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며 "하지만 해운업 곳곳에 암초가 즐비해 본격적 경기 회복을 기대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j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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