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말 기준 57%…저소득·고령층 많아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주택담보대출이 없는 가구의 비중이 하락하고 있다. 이들 중 노령층이나 저소득층이 많아 대출을 받거나 대출 규모를 늘리지 않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융연구원 박종상 연구위원은 27일 주간금융브리프에 게재된 '주택담보대출 없이 구입·보유한 주택현황과 가계부채 정책에의 시사점' 보고서에서 주담대가 없는 가구 비중이 지난해 말 기준 57%로 2012년 말(62.8%) 대비 5.8%포인트 하락했다고 밝혔다.
주담대가 200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늘기 시작했기 때문에 이전에 주택을 구입한 가구는 주담대 없이 구입자금을 마련하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 우리나라의 주택가격 상승 속도 대비 가계부채 증가속도가 다른 나라보다 빠른 배경도 이때문이다.
주담대가 없는 가구 중에서는 노령층과 저소득층이 많았다.
2016년 기준 주담대가 없는 가구의 가구주 평균 나이는 59.2세였고, 주택 평균 가치는 2억2천여만원, 가구 중위 경상소득은 4천만원이었다.
반면 주담대가 있는 가구는 평균 50세, 집값 2억6천여만원, 소득 5천340만원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주담대가 없는 가구주가 은퇴 후 소득이 더욱 줄어들면 대출을 받아 생활자금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은퇴 후 소득이 부족한 주택 보유자가 주담대로 자산을 유동화하면 소비 등 경제활동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따라서 대출 보다는 주택연금으로 유도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자산과 소득에 여유가 있어 대출을 받지 않은 가구의 경우에는 집값 상승 기대감이 이어지면 대출을 받아 주택 추가 매입에 나설 수 있다. 이 경우에도 가계부채가 늘어나게 된다.
이들이 현재 보유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갭투자(전세를 안고 주택 구입)에 나서더라도 8.2 부동산 대책의 규제를 받지 않는다. 대출 건수 기준으로는 1건이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앞으로 주택가격 급락으로 금융시스템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 한 정부가 인위적인 부동산 경기 부양은 자제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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