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하비' 열대폭풍으로 약화할듯…집중호우 피해 우려

입력 2017-08-27 01:02  

허리케인 '하비' 열대폭풍으로 약화할듯…집중호우 피해 우려

상륙후 카테고리 4등급→1등급 강등…강풍 피해는 크지 않아

주초까지 텍사스 등에 영향…미 4대도시 휴스턴에 홍수 경보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12년 만에 가장 강력한 위력으로 미국 본토에 상륙한 허리케인 '하비'(Harvey)가 텍사스 연안 상륙 이후 세력이 크게 약해져 곧 열대폭풍(tropical storm)으로 등급이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인구가 밀집한 휴스턴을 비롯한 대도시 지역에 많은 양의 비를 뿌릴 것으로 보여 여전히 홍수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하비'가 상륙한 텍사스 주(州) 남부에서는 전신주 붕괴, 전력선 단절 등으로 약 29만 가구에 전기 공급이 끊겼다. 건물 지붕이 부서지고 가로수가 뽑히는 등 구조물 피해도 이어지고 있다.

26일(이하 현지시간) 오전 현재 사망자는 보고되지 않았다. 부상자는 10여 명이다. 애초 우려했던 것보다는 강풍 피해가 크지 않은 상황이다.


◇ 최대풍속 시속 75마일로 떨어져…카테고리 1등급

미 국립허리케인센터에 따르면 '하비'는 이날 오전 9시 현재(미 중부 하절기 표준시 기준)으로 최대풍속이 시속 75마일(121㎞)까지 떨어졌다. 시속 75마일 이하로 내려가면 허리케인에서 열대폭풍으로 바뀐다.

'하비'는 전날 멕시코만 해상에서 텍사스 남부 연안을 향해 북상할 때만 해도 카테고리 4등급의 초강력 허리케인으로 발달한 상태였다.

카테고리 4 등급은 지난 2005년 1천200명의 사망자와 수십 만 명의 이재민을 낸 허리케인 '카트리나'(3등급)보다 강력한 수준이다.




전날 밤 10시 '하비'가 텍사스 남부 포트 오코너와 포트 아란서스에 1차 상륙하기 직전 최대풍속은 시속 130마일(210㎞)에 달했다.

허리케인의 눈은 텍사스 남부 도시 코퍼스 크리스티와 약 50㎞ 떨어져 있었다.

이후 약 3시간 만에 최대풍속이 시속 125마일 이하로 떨어지면서 카테고리 3등급으로 내려갔고 코파노베이에 두 번째 상륙했을 때는 최대풍속 시속 110마일(177 ㎞)을 기록하면서 카테고리 2등급으로 떨어졌다.

새벽 5시에는 '하비'의 등급이 카테고리 1등급으로 내려갔다.

허리케인의 위력은 카테고리 숫자가 높을수록 강력하며 카테고리 5등급이 최고다.



◇ 주초까지 피해 줄 듯…완전히 빠져나가는데 사나흘

현재 허리케인의 눈은 텍사스 남부 빅토리아에서 40㎞ 떨어진 지점에 있다.

'하비'의 진로는 예측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립허리케인센터와 미 국립기상청(NWS)는 '하비'가 오는 29일까지 사나흘 더 텍사스 주 인근을 맴돌면서 피해를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주말에는 텍사스 내륙지역으로 북상했다가 28일에는 나선형 진로를 따라 남서부 연안으로 다시 내려간 뒤 텍사스 주 북동쪽으로 또 북상할 것으로 보인다.

'하비'는 상륙지점으로부터 100마일(161㎞) 넘는 내륙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고 700마일(1천126㎞) 떨어진 앨러배마 주와 플로리다 팬핸들 지역까지도 간접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 인구밀집 지역 홍수피해 우려…휴스턴에 경보

'하비'가 텍사스주 연안 지역에 상륙하면서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가장 큰 피해가 우려된 코퍼스 크리스티부터 인근 갤버스턴까지 텍사스 남부 연안 도시 인구는 580만여 명에 달한다.

국립허리케인센터는 "하비가 약화하고 있지만, 바다 수위는 점점 오르고 있다"며 수위가 최고 4m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미 연방재난관리청(FEMA)은 해안 지역 저지대에 사는 주민들에게 홍수와 해일 피해를 우려해 고지대로 대피할 것을 권고했다.

특히 피해가 우려되는 곳은 미국 4대 도시인 휴스턴이다.

인구 500만 명 이상이 밀집된 휴스턴 메트로폴리스 지역에는 저지대가 많고 홍수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상 당국은 휴스턴에 최대 550㎜의 비가 쏟아질 것으로 예보했다.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강타했을 때도 강풍 피해다는 많은 비로 인해 루이지내아 주 뉴올리언스에 홍수가 났고 늑장대처와 배수 시스템의 문제로 엄청난 참사를 촉발했다.





'하비'의 진행경로에 있는 텍사스 연안도시 락포트에선 양로원 지붕이 무너져 부상한 노인 10여 명이 인근 카운티 교도소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하비가 처음 상륙한 코퍼스 크리스티에서도 강풍 피해 신고가 잇따랐다.

연방재난관리청은 "허리케인의 세력이 많이 약화했지만, 홍수와 해일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며 재난방송과 카운티 재난 당국의 지시에 따라줄 것을 주민들에게 당부했다.

oakchu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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