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로 도피한 잉락의 최종 목적지는 영국…망명추진"

입력 2017-08-27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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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로 도피한 잉락의 최종 목적지는 영국…망명추진"

현지 언론 '군부의 묵인 또는 합의된 도피' 의혹 제기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실형이 예상되는 재판을 앞두고 잠적한 뒤 해외로 도피한 잉락 친나왓(50) 전 태국총리가 현재 두바이에 있으며 영국으로 건너가 망명을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언론과 외신이 27일 보도했다.

치안 관련 조직에 몸담은 익명의 소식통은 AFP통신에 "잉락이 태국에서 자가용 비행기를 이용해 싱가포르를 거쳐 두바이로 갔다. 두바이는 친나왓 가문의 가장인 탁신 전 총리의 활동 근거지"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이어 "탁신은 여동생의 탈출을 오랫동안 준비했다. 그는 동생이 단 하루라도 감옥에 가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잉락의 최종 목적지는 두바이가 아니다. 아마도 영국으로 건너가 망명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지 일간 방콕포스트도 잉락과 가까운 소식통을 인용해 그가 현재 오빠인 탁신 전 총리와 함께 두바이에 있으며, 영국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이 소식통은 "현재 외국 여권을 사용 중인 잉락이 당분간 은둔생활을 할 것이다. 외국에 계속 머무르기 위한 서류작업을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며 "잉락은 탁신이 주택을 소유하고 많은 시간을 보내는 영국에 머무르겠지만, 정치적 망명자 지위를 얻으려 할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잉락이 유일한 아들을 태국에 두고 갔다면서, 하지만 아들도 조만간 영국으로 건너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잉락은 총리 재임 중인 2011∼2014년 농가 소득보전을 위해 시장가보다 50%가량 높은 가격에 쌀을 수매하는 정책을 폈다.

이 정책은 2000년대 이후 태국에서 치러진 모든 선거에서 승리한 탁신계 정당의 기반인 북동부(이산) 지역 농민에게 큰 호응을 받았다.

그러나 이 정책은 잉락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2014년 쿠데타를 일으켜 집권한 군부는 잉락을 쌀 수매 관련 부정부패 혐의로 탄핵해 5년간 정치 활동을 금지했고, 검찰은 재정손실과 부정부패를 방치했다면서 그를 법정에 세웠다.

2년여의 재판 끝에 민사소송에서 무려 350억 바트(약 1조1천700억원)의 벌금을 받고 재산까지 몰수당한 잉락은 지난 25일 쌀 수매 과정의 부정부패를 묵인한 혐의(직무유기)에 대한 형사소송 판결을 앞두고 종적을 감췄다.

태국 대법원은 잉락에 대한 형사소송 선고공판을 다음 달 27일 속개할 예정이며, 잉락이 출석하지 않더라도 궐석재판 형태로 판결문을 낭독할 예정이다.

한편, 방콕포스트는 한 소식통을 인용해 "잉락이 권력자로부터 출국 허용 신호를 받았으며, 치안 당국이 잉락의 행동을 감시해온 만큼 잉락이 그들을 속이고 (태국에서) 슬며시 빠져나가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군부의 의도적 묵인 또는 사전 합의된 도피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러나 군부는 이런 의혹을 전면 부인해왔다.






meola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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