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갈라 콘서트 전성시대…"뮤지컬 대중화" vs "재탕 잔치"

입력 2017-08-28 08:00   수정 2017-08-28 15:26

뮤지컬 갈라 콘서트 전성시대…"뮤지컬 대중화" vs "재탕 잔치"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올해 들어 대형 뮤지컬 갈라콘서트가 급증세다.

오는 9월만 해도 '서울 스타라이트 뮤지컬 페스티벌'(9월 2~3일·서울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 '더 뮤지컬 페스티벌 인 갤럭시'(9월 9~10일·한강 난지공원 젊음의광장, 잔디마당)이 연달아 열린다.

두 공연 모두 유명 뮤지컬 배우들을 모아 야외 잔디밭에서 꾸미는 페스티벌 형식을 취한다.

'서울 스타라이트 뮤지컬 페스티벌'에는 김선영, 마이클리, 아이비, 한지상, 홍광호, 카이, 최정원 등 73인의 스타 뮤지컬 배우들이 출연한다.

이들은 이틀에 걸쳐 56개 작품 속 129개의 뮤지컬 넘버(곡)를 들려준다.

'더 뮤지컬 페스티벌 인 갤럭시'의 캐스팅도 화려하다. 안재욱, 김동완, 오만석, 옥주현, 엄기준 등 120명의 뮤지컬 배우들이 참여를 확정했다.

지난달 28~30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도 비슷한 형식의 뮤지컬 갈라 콘서트 '뮤직 오브 더 나이트 2017'가 열렸다.

뮤지컬 배우 고훈정, 백형훈, 고은성 등 JTBC의 인기 노래 경연 프로그램 '팬텀싱어'가 배출한 스타들이 대거 출연하며 팬들을 공연장으로 끌어모았다.

뮤지컬 산업의 양적·질적 성장과 함께 뮤지컬 갈라 콘서트 형식이 국내에도 본격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만명 이상의 관객을 한 자리에 모을 수 있을 만큼 뮤지컬 산업이 커졌다는 이야기다.

최근 뮤지컬 배우들이 잇달아 '복면가왕'이나 '팬텀싱어'와 같은 TV 프로그램 출연하며 대중에게도 뮤지컬 장르가 크게 친숙해진 게 도화선이 됐다는 평가다.

뮤지컬 평론가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는 28일 "TV 매체의 영향이 컸다"며 "TV를 통해 뮤지컬 스타들이 대거 길러짐에 따라 공연 제작사나 배우 매니지먼트사 입장에서도 이들을 활용한 갈라 콘서트가 괜찮은 수익창출원이 됐다"고 분석했다.

'서울 스타라이트 뮤지컬 페스티벌' 주최사인 PL엔터테인먼트의 송혜선 대표는 "부산국제영화제처럼 뮤지컬 팬들과 배우들이 한자리에 모여 즐길 수 있는 축제를 만들고 싶다"며 "기존 팬들뿐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도 뮤지컬 장르를 홍보할 기회로 활용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비슷비슷한 갈라 콘서트가 우후죽순 등장하는 것은 '제살깎아먹기' 식 경쟁이 될 것이란 지적이다.

원 교수는 "차별화된 기획 없이 비슷한 형식의 콘서트가 쏟아지고 있다"며 "수익이 난다고 해서 너도나도 뛰어들다 보면 금세 관객들에게 식상하다는 평가를 받기 쉽다"고 말했다.

작품 자체보다는 배우에게 기대어 돌아가는 국내 뮤지컬 산업 구조를 방증하는 현상이란 분석도 나온다.

지혜원 공연 평론가는 "이런 갈라 콘서트는 결국 배우를 보고 싶어하는 관객들을 겨냥한 것"이라며 "작품보다는 배우로 승부하려는 뮤지컬계 악순환의 고리가 더 단단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sj997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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