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세차장 집 아들 박종훈, KBO리그 10승 투수로

입력 2017-08-27 21:11   수정 2017-08-27 23:44

군산 세차장 집 아들 박종훈, KBO리그 10승 투수로

박종훈 "나 혼자서는 절대 할 수 없는 기록"



(인천=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박종훈(26·SK 와이번스)이 야구를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5학년 때다.

박종훈의 부모님은 전북 군산에서 세차장을 했다. 초등학교 5학년 어느 날 재미삼아 테니스공을 던지며 시간 보내기를 하고 있었다. 세차장 벽에 공을 세게 던져서 튕겨 나오면 받아서 다시 벽에 던지는 식이었다.

손님 한 명이 그의 소질을 보고는 야구에 입문시켰다.

지금은 두산 베어스 선수가 돼 있는 국해성(28)의 아버지였다.

박종훈은 "당시 해성이 형 동생이 초등학교 야구선수였다"며 "내가 당신 둘째 아들 학교에서 같이 운동하면 전력에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하셨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런 그는 열아홉 살이던 2010년 SK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했다.

KBO리그에서 보기 드문 정통 언더핸드 투수라는 수식어가 그를 따라다녔다. 꽃길만 걸은 것은 아니다. 제구가 불안해 볼넷이 많다는 불명예가 그를 괴롭혔다.

박종훈은 데뷔 8년째인 올해 자신의 프로 인생 가장 큰 성과를 이뤘다.

27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홈 경기에서다.

그는 6이닝을 2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10승(7패)째를 챙겼다. 박종훈이 두 자릿수 승수를 챙긴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이날 경기 결과 평균자책점은 4.45에서 4.24로 낮아졌다.

경기를 마친 박종훈은 "솔직히 아직 아무런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다만, 돌아보면 나 혼자서는 절대로 할 수 없는 기록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10승 달성 소감을 밝혔다.

그는 "조언과 도움을 아끼지 않으신 감독님, 코치님, 수비와 공격에서 나를 도와준 야수들, 나를 이끌어준 포수들 모두의 도움이 있었기에 10승을 달성할 수 있었다"며 고마움을 표현했다.

그러면서 "'나도 이렇게 (10승을) 할 수 있구나' 하는 기분"이라며 "마치 어렸을 때 꿈을 이룬 그런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SK는 박종훈의 호투 덕분에 4연승을 달려 가을야구를 향한 중위권 싸움에서 큰 힘을 얻었다.

박종훈 개인은 물론이고 SK 구단과 팬 모두 행복한 일요일 밤이었다.


ksw08@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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