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 구속·9명 불구속…"대출금 안 갚아도 된다" 속여
(전주=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대출 경험이 없는 학생들에게 접근해 위조 서류로 대출을 받게 한 뒤 돈을 챙긴 일당이 무더기로 검거됐다.
전북 전주완산경찰서는 사기 혐의로 김모(20)씨 등 4명을 구속하고 이모(20)씨 등 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8일 밝혔다.
김씨 등은 지난해 12월 28일부터 지난 6월 8일까지 돈이 필요한 지인들에게 접근, 재직증명서 등을 위조해 대출을 받게 하고 2억2천여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대출희망자 15명에게서 신분증 사본 등을 넘겨받은 뒤 대출에 필요한 서류를 위조해 여러 대부업체에서 동시에 대출받는 속칭 '작업 대출' 수법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와 함께 PC방으로 이동한 이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조작한 서류를 은행 직원에게 넘겨줬다.
또 은행 대출담당 직원이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어 질문할 때를 대비해 '예상 질문과 모범 답안'도 적어줬다.
피해자들은 개인당 은행 2∼3곳에서 900만∼2천만원을 대출받았다.
피해자 중에는 생활비 목적으로 대출받은 지적장애인도 있었다.
대출금 중 사기 대상자 모집 담당과 서류 위조 담당은 각각 200만∼250만원을, 범행을 주도한 김씨 등 주범 2명은 700만원가량을 챙겼다.
피해자들에게 돌아간 돈은 고작 200만∼400만원에 불과했다.
김씨 등은 피해자들이 대출금 전액을 은행에 갚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서도 "추후 법원의 개인회생 절차를 이용하면 대출금을 갚지 않아도 된다"고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피해자들과 접촉해 김씨 등의 범행을 확인하고 모두 검거했다.
이들은 범행을 벌인 6개월여 동안 챙긴 돈으로 귀금속과 고급차 등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른바 작업 대출은 사회경험이 부족한 학생들에게 대출금 상환 책임까지 고스란히 떠넘긴 악질 범죄"라면서 "청년들을 옥죄는 범죄는 끝까지 추적해 엄벌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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