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왕묘 복원·두 장군 동상 건립 등 사업 추진
지자체 진린 장군 후손 교류는 삐걱
(완도=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정유재란 당시 노량해전에서 물러나는 왜군을 끝까지 쫓아 물리친 이순신 장군과 명나라 진린(陳璘) 장군은 400여년이 지나 해후할 수 있을까.
전남 완도군이 두 장군의 자취를 한 자리에 모으는 사업을 추진한다.
28일 완도군에 따르면 군은 2020년 완료를 목표로 고금면 충무리 묘당도 일대에서 충무공 기념공원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85억원을 들여 조성할 공원에는 두 장군의 동상, 관왕묘, 전시영상관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현재 핵심 사업 가운데 하나인 관왕묘 건립(재건)을 위한 실시설계가 진행 중이다.
완도군은 내년 하반기에는 관왕묘 건립 공사와 전시영상관 실시설계 용역을 발주할 방침이다.
고금면 묘당도 유적지는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수군 본영을 둔 곳으로, 진린 장군이 관우의 신주를 종묘에 모시려고 관왕(관우)묘를 조성한 곳이기도 하다.
관왕묘는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때 명나라 군사들에 의해 각지에 건립됐으며 현재는 서울 동관왕묘가 가장 유명하다.
진린 장군은 고금도를 떠나면서 관왕묘를 잘 지켜달라는 부탁을 남기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고금도 관왕묘는 이순신 장군을 모시는 충무사로 바뀌었다.
최근에야 전남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관왕묘비만 남아있다.
진린 장군의 관왕묘 흔적은 남은 것도, 사라진 것도 아닌 모호한 상태에 있다.
신우철 완도군수는 "충무사에서 100여m 떨어진 곳에 기념공원을 조성해 두 장군의 업적을 오롯이 기릴 것"이라며 "역사를 바로 알리는 교육 현장이자 중국인을 위한 관광지로도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진린 장군 후손들과의 돈독한 교류는 흔들리고 있다.
본관을 광동(廣東) 진씨로 하는 진린 장군 후손들은 해남 산이면 집성촌 등 전국에 2천여명 이상이 흩어져 산다.
완도, 진도, 해남 등 지방자치단체들은 국내는 물론 중국에 있는 후손들을 초청해 묘당도 유적을 방문하게 하는 등 교류를 이어왔다.
그러나 중국 후손들은 사드(THAAD) 문제 등으로 지난 3월 완도 해조류박람회 초청을 받고도 불참을 통보했다.
다음 달 8일 진도와 해남에 걸쳐있는 울돌목에서 열리는 명량대첩 축제 참석도 불투명하다.
해남군은 이번 행사에도 중국의 후손들을 초청했지만 "참석이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초청장 발송이 늦어져 참석이 더 어려워진 것으로 알려져 지자체의 교류 의지가 의심받고 있다.
해남군 관계자는 "지난 7월 초청장을 보냈는데 일부 초청 대상자는 비자 발급받을 시간이 부족하다는 답변을 하기도 했다"며 "국내에 거주하는 후손들을 초청해 참석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sangwon7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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