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성폭행' 종교인에 징역 20년형…폭동 우려(종합2보)

입력 2017-08-29 00:23  

인도, '성폭행' 종교인에 징역 20년형…폭동 우려(종합2보)

25일 유죄 평결 때 집단폭력 사태로 38명 사망

법원, 교도소 방문 선고…학교 휴강·단축수업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인도에서 자신을 따르던 여성 신자들을 성폭행한 혐의로 유죄 평결이 내려진 유명 종교인 구르미트 람 라힘 싱(50)에 대해 법원이 28일 오후(현지시간)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인도 NDTV에 따르면 법원은 싱이 저지른 2건의 성폭행에 대해 각각 징역 10년을 선고한 뒤 두 형을 별도로 집행해 싱이 20년간 수감되도록 했으며 모두 300만 루피(5천260만원)의 벌금도 납부하도록 했다.

싱의 형량은 애초 징역 10년으로 그의 변호사 등을 통해 알려졌지만, 싱의 수사와 기소를 담당한 인도중앙수사국(CBI)은 모두 징역20년이 선고된 것이 맞다고 바로잡았다.

인도 치안 당국은 앞서 25일 북부 하리아나 주 판치쿨라 법원이 싱에게 유죄 평결을 내리자 법원 주변에 모인 추종자 10만여명 가운데 일부가 차량에 방화하는 등 경찰과 충돌해 38명이 숨지고 250여명이 다쳤기에 이날 폭동 재발을 막고자 하리아나 주 곳곳에서 철통경계를 폈다.

법원도 소요 사태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하고자 이날 오후 예정된 판결 선고를 판치쿨라 법원에서 하지 않고 싱이 수감된 로타크의 교도소로 판사들이 헬기를 타고 이동해 했다.

교도소 주변에는 수천명의 경찰이 겹겹이 배치됐으며 군부대도 유사시에 1시간 이내에 현장에 도착할 수 있도록 대기했다.


당국은 교도소로 통하는 도로를 차단하고 외부인의 로타크 방문을 엄격히 제한했으며 이 지역 무선인터넷도 차단했다.

하리아나 주는 이날 모든 학교를 휴교했다. 수도 뉴델리 등 인접 지역에서도 일부 학교들은 소요사태를 우려해 휴강하거나 수업을 단축해 진행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전날 월례 라디오 연설에서 "누구도 믿음을 빌어 자기 손으로 법을 집행할 수는 없다"면서 "믿음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폭력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해 소요를 일으키지 말 것을 강조했다.


'신의 현신'이라고 자칭하는 싱은 1948년 설립된 신흥 종교·사회복지 단체인 데라 사차 사우다(DSS)를 1990년부터 이끌고 있다. 하리아나 주와 펀자브 주 등에 상당한 기반을 두고 있는 DSS는 스스로 6천만명이 속해 있다고 주장한다.

가죽 재킷을 입고 오토바이를 타는 등 성직자로서는 특이한 차림으로도 유명한 그는 마약 근절 캠페인을 벌이고 대규모 헌혈 캠프를 운영했으며, 자신이 주인공으로 출연해 오토바이를 타고 사회악을 없애는 내용의 상업영화 'MSG:더 메신저' 1편과 2편을 제작해 인도내 유명 극장 체인을 통해 개봉하기도 했다.

싱과 DSS는 또 모디 총리의 청결·위생 증진 캠페인 '클린 인디아'에도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등 정치권과도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싱은 2002년 자신을 따르던 여성 추종자 2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이후 지난 25일 15년만에 유죄 평결을 받고 법정 구속됐다.

싱은 이 외에도 언론인 살해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으며 일부 남성 추종자들을 강제로 거세시킨 혐의로도 수사를 받고 있다.


ra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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