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상상할 수 없는 방법, 반인륜적, 사회 충격"…변호인 "증거 없다" 무죄 주장
(의정부=연합뉴스) 김도윤 기자 = 국내 처음으로 니코틴 원액으로 남편을 살해한 혐의를 받은 부인과 이를 공모한 내연남에게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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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사법 사상 초유의 '니코틴 살인 사건'에 대한 결심 공판이 28일 의정부지법에서 형사합의11부(고충정 부장판사) 심리로 열렸다.
이날 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 송모(48·여)씨와 내연남 황모(47)씨에게 모두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검찰은 "보통 사람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방법으로 피해자를 살해, 반인륜적인 범행으로 사회가 충격받았다"며 "피고인들은 몇 달씩 범행을 준비하고 증거인멸을 시도하고도 반성 없이 파렴치한 변명으로 일관해 동정의 여지가 없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변호인은 "불리한 정황 증거가 다수 있고 피고인들의 진술 번복도 인정하지만 직접적인 증거는 하나도 없다"며 "비록 피고인들의 주장이나 변명이 유죄를 의심하게 하더라도 확신을 갖게 하는 증거가 없다면 대법원 판례에 따라 무죄로 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재판부가 마지막으로 심경을 묻자 송씨는 흐느끼며 "신랑은 나와 두 딸을 거둬준 은인이고 고마운 사람"이라며 "경찰과 검찰이 소설을 써 표현할 수 없는 고통 속에 살고 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황씨 역시 최후 변론에서 "그동안 후회되는 삶은 있어도 부끄러운 삶은 살지 않았다"며 "무고한 사람이 억울하게 옥살이하는 비극이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앞서 송씨는 남편 오모(사망 당시 53세)씨를 살해한 혐의로 황씨와 함께 구속기소 됐다.
송씨는 황씨와 짜고 지난해 4월 22일 남양주시 자신의 집 작은방에서 잠이 든 오씨에게 니코틴 원액을 주입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과 경찰은 시신 부검 결과 담배를 피우지 않는 오씨의 몸에서 치사량인 니코틴 1.95㎎/ℓ와 수면제 성분인 졸피뎀이 다량 발견돼 니코틴 중독에 의한 사망 사건으로 보고 수사를 벌여 이들을 구속했다.
검찰과 경찰은 오씨가 숨지기 두 달 전 혼인신고됐고 황씨가 니코틴 원액을 국외 구매한 점, 니코틴 살해 방법과 치사량 등을 인터넷에서 검색한 정황, 송씨가 황씨에게 1억원을 건넨 점 등을 토대로 송씨와 황씨를 검거했다.
특히 오씨 사망 직후 집 두 채 등 8억원 상당의 재산을 빼돌리고 서둘러 장례를 치른 점 등으로 송씨와 황씨를 범인으로 지목했다.
둘은 8천만원 상당의 남편 보험금을 가로채려 한 혐의(사기)도 받고 있다.
그러나 송씨와 황씨가 혐의를 극구 부인하고 있는 데다 검찰과 경찰이 니코틴을 오씨에게 어떻게 주입했는지 등을 밝히지 못해 재판부의 최종 판단이 주목된다.
선고 재판은 다음 달 7일 열린다.
k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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