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의대, 성인 1만2천명 정신건강상태 분석결과
우울증 위험도 3.13배 높아…"자녀에 악영향, 적절 정책 세워야"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남편이나 아내 없이 홀로 자녀를 키우는 '한부모'의 정신건강이 위험한 수준으로 평가됐다. 배우자가 있는 경우에 견줘 한부모의 자살 충동 위험도는 2.5배나 높았다.
이화여대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김수인 교수팀은 4∼6차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30∼59세 성인 1만2천24명을 대상으로 한부모와 배우자를 둔 부모의 정신건강 상태를 비교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조사 대상자는 모두 0∼19세의 자녀 1명 이상과 함께 거주하고 있었으며, 이중 548명(4.5%)이 한부모였다. 한부모는 여성이 407명으로, 남성(141명)보다 훨씬 많았다.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한 이 연구결과는 온라인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최근호에 발표됐다.
논문을 보면 한부모의 우울증상 위험도는 배우자가 있는 경우보다 3.13배 높게 평가됐다. 또 자살 충동 위험도도 같은 비교 조건에서 2.5배에 달했다.
특히 한부모 어머니의 알코올 의존도는 남편이 있는 경우보다 3.58배나 높았다. 한부모 아버지도 아내가 있는 아버지와 비교할 때 알코올 의존도가 1.4배 높았지만 한부모 어머니보다는 덜했다.
연구팀은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한부모의 사회·경제적 상태가 아이 양육과정에서 우울증상과 알코올 사용 장애 등을 유발하고 전반적인 정신건강 수준을 낮추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 최근 증가 추세에 있는 한국의 이혼율이 이런 사회·경제적 위기를 초래하는 것으로 봤다.
김수인 교수는 "2011년 기준으로 34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평균 이혼율은 1.9%였지만, 한국은 2.3%로 34개국 중 9위를 차지했다"면서 "이처럼 높은 이혼율 증가 추세가 한부모의 경제적 위기를 불러왔고, 결국 정신건강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아시아권에서 한부모와 배우자가 있는 부모 간 정신건강 상태를 비교하고, 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평가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낮은 정신건강 상태에 처한 한부모의 정신건강을 높이기 위해 적절한 정책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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