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 '유어스 쇼핑몰' 되찾은 서울시…내달 정상운영
기존 운영업체 퇴거…서울시 산하기관이 직접 운영
'상처뿐인 승리' 지적도…올해 말까지 활성화 방안 모색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서울시가 '우여곡절' 끝에 동대문 의류 쇼핑몰인 '유어스(U:US)'를 되찾아 직접 운영에 나선다.
유어스 쇼핑몰은 서울시 땅에 민간 자금으로 올린 건물이다. 서울시가 작년 9월 운영권을 넘겨받기로 했지만 기존 운영업체가 이를 놓지 않으려 '무단 점거'를 강행하면서 갈등이 지속됐다.
29일 서울시에 따르면 유어스를 운영해온 상가관리업체 '문인터내쇼날'은 이달 31일까지 상가 사무실을 모두 비워주기로 했다.
유어스 일부 상인으로 이뤄진 협동조합도 조합비 정산 등을 마친 뒤 9월 말까지 퇴거한다.
지난해부터 1년 넘게 끌어온 유어스를 둘러싼 분쟁이 일단락되는 셈이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옆에 있는 대형 쇼핑몰 유어스는 서울시 땅인 동대문주차장 터에 2006년 지어졌다.
당시 동부건설이 지하 6층∼지상 5층짜리 건물을 올리는 비용을 대는 대신 10년간 무상으로 사용하고 서울시에 돌려주기로 했다.
동부건설은 쇼핑몰 운영을 상가관리업체 문인터내쇼날에 맡겼고, 점포 346곳이 유어스에 둥지를 틀었다. 대부분이 의류 도매상으로, 특히 중국 소매상을 대상으로 활발히 영업해왔다.
문제는 작년 9월 1일인 무상임대 만료 날짜가 다가오면서 불거졌다.
서울시는 처음부터 무상임대 기간이 10년으로 제한된 점을 들어 문인터내쇼날이 물러나고 산하기관인 시설관리공단에 쇼핑몰 운영을 맡기겠다고 했다. 또 경쟁입찰을 통해 점포를 채우겠다는 원칙을 내세웠다.
입찰에 참여해 점포를 낙찰받지 못하면 가게를 빼야 하는 기존 상인과 문인터내쇼날 측은 강력히 반발했다.
이들은 의류 도매상가 운영 경험이 없는 시설관리공단이 유어스를 맡으면 그간 키운 상권이 죽을 우려가 있다며 유치권(담보 점유권)을 주장했다.
문인터내쇼날은 상인협동조합을 구성해 서울시를 상대로 무더기 소송을 제기했고, 수차례 물리적 충돌을 빚기도 했다.
유어스와 관련한 민사(81건)·형사(31건) 소송만 112건이 제기됐다. 지금도 진행 중인 소송이 75건에 이른다.
결국 서울시는 일단 한 발짝 물러서 1회에 한해 기존 상인과 경쟁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을 맺기로 했다. 상인들이 점포를 유지할 길을 열어준 것이다.
대치 상황이 팽팽했으나 지난 5월 "문인터내쇼날의 점유를 인정할 수 없다"는 1심 법원 판결이 나오면서 유어스 상인들은 서울시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서울시는 허가를 받으면 5년간 가게를 유지할 수 있게 해주겠다며 본격적으로 신청서를 받았다. 허가를 받지 않고 불법 점유를 하는 상인에겐 법적 대응을 하겠다며 '강온 전략'을 썼다.
현재 총 346개 점포 중 185개(53.5%)가 사용허가를 받은 상태다.
자진해서 가게를 빼기로 한 2개 점포를 제외한 나머지 점포(159개)도 추가로 사용허가를 신청했다. 상인들은 이제 서울시에 점포 임대료를 내게 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떼를 쓴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강력히 대응했다"며 "그동안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청, 세무서, 경찰서 등 안 쫓아다닌 곳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결국 유어스를 되찾았으나 '상처뿐인 승리'라는 시각도 있다.
사전에 상인들과 충분한 협의나 의견 교환 없이 상가 인수를 추진하다가 강한 반발을 불러왔고, 원칙과 달리 '경쟁입찰→1회에 한해 수의계약→5년간 영업 보장' 식으로 계속해서 물러섰기 때문이다. 기존 상인들에게 보장한 영업 기간인 5년이 끝난 이후엔 어떻게 할지 아직 정하지 않은 상태다.
막판 협의 과정에선 스스로 세운 원칙을 무너뜨렸다가 뒷수습에 나서기도 했다.
시는 유어스 운영업체를 기존 상인의 의견을 반영해 수의계약으로 정할 수 있다는 협약을 맺었다가 지난달 11일 무효 처리했다. 이렇게 되면 문인터내쇼날의 운영권을 인정하는 꼴이라는 비판이 뒤따랐기 때문이다.
수의계약을 통한 운영업체 선정 과정에서 특혜 시비가 불거질 수 있으며, 선례가 남아 서울시(시설관리공단)가 운영하는 지하도상가 등 여러 곳에서 비슷한 요구가 터져 나올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서울시는 올해 말까지 'DDP 패션몰 상가 활성화 용역'을 마치고 우수상인 유치, 리뉴얼 등 유어스를 활성화할 방안을 찾기로 했다.
chopar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존 운영업체 퇴거…서울시 산하기관이 직접 운영
'상처뿐인 승리' 지적도…올해 말까지 활성화 방안 모색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서울시가 '우여곡절' 끝에 동대문 의류 쇼핑몰인 '유어스(U:US)'를 되찾아 직접 운영에 나선다.
유어스 쇼핑몰은 서울시 땅에 민간 자금으로 올린 건물이다. 서울시가 작년 9월 운영권을 넘겨받기로 했지만 기존 운영업체가 이를 놓지 않으려 '무단 점거'를 강행하면서 갈등이 지속됐다.
29일 서울시에 따르면 유어스를 운영해온 상가관리업체 '문인터내쇼날'은 이달 31일까지 상가 사무실을 모두 비워주기로 했다.
유어스 일부 상인으로 이뤄진 협동조합도 조합비 정산 등을 마친 뒤 9월 말까지 퇴거한다.
지난해부터 1년 넘게 끌어온 유어스를 둘러싼 분쟁이 일단락되는 셈이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옆에 있는 대형 쇼핑몰 유어스는 서울시 땅인 동대문주차장 터에 2006년 지어졌다.
당시 동부건설이 지하 6층∼지상 5층짜리 건물을 올리는 비용을 대는 대신 10년간 무상으로 사용하고 서울시에 돌려주기로 했다.
동부건설은 쇼핑몰 운영을 상가관리업체 문인터내쇼날에 맡겼고, 점포 346곳이 유어스에 둥지를 틀었다. 대부분이 의류 도매상으로, 특히 중국 소매상을 대상으로 활발히 영업해왔다.
문제는 작년 9월 1일인 무상임대 만료 날짜가 다가오면서 불거졌다.
서울시는 처음부터 무상임대 기간이 10년으로 제한된 점을 들어 문인터내쇼날이 물러나고 산하기관인 시설관리공단에 쇼핑몰 운영을 맡기겠다고 했다. 또 경쟁입찰을 통해 점포를 채우겠다는 원칙을 내세웠다.
입찰에 참여해 점포를 낙찰받지 못하면 가게를 빼야 하는 기존 상인과 문인터내쇼날 측은 강력히 반발했다.
이들은 의류 도매상가 운영 경험이 없는 시설관리공단이 유어스를 맡으면 그간 키운 상권이 죽을 우려가 있다며 유치권(담보 점유권)을 주장했다.
문인터내쇼날은 상인협동조합을 구성해 서울시를 상대로 무더기 소송을 제기했고, 수차례 물리적 충돌을 빚기도 했다.
유어스와 관련한 민사(81건)·형사(31건) 소송만 112건이 제기됐다. 지금도 진행 중인 소송이 75건에 이른다.
결국 서울시는 일단 한 발짝 물러서 1회에 한해 기존 상인과 경쟁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을 맺기로 했다. 상인들이 점포를 유지할 길을 열어준 것이다.
대치 상황이 팽팽했으나 지난 5월 "문인터내쇼날의 점유를 인정할 수 없다"는 1심 법원 판결이 나오면서 유어스 상인들은 서울시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서울시는 허가를 받으면 5년간 가게를 유지할 수 있게 해주겠다며 본격적으로 신청서를 받았다. 허가를 받지 않고 불법 점유를 하는 상인에겐 법적 대응을 하겠다며 '강온 전략'을 썼다.
현재 총 346개 점포 중 185개(53.5%)가 사용허가를 받은 상태다.
자진해서 가게를 빼기로 한 2개 점포를 제외한 나머지 점포(159개)도 추가로 사용허가를 신청했다. 상인들은 이제 서울시에 점포 임대료를 내게 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떼를 쓴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강력히 대응했다"며 "그동안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청, 세무서, 경찰서 등 안 쫓아다닌 곳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결국 유어스를 되찾았으나 '상처뿐인 승리'라는 시각도 있다.
사전에 상인들과 충분한 협의나 의견 교환 없이 상가 인수를 추진하다가 강한 반발을 불러왔고, 원칙과 달리 '경쟁입찰→1회에 한해 수의계약→5년간 영업 보장' 식으로 계속해서 물러섰기 때문이다. 기존 상인들에게 보장한 영업 기간인 5년이 끝난 이후엔 어떻게 할지 아직 정하지 않은 상태다.
막판 협의 과정에선 스스로 세운 원칙을 무너뜨렸다가 뒷수습에 나서기도 했다.
시는 유어스 운영업체를 기존 상인의 의견을 반영해 수의계약으로 정할 수 있다는 협약을 맺었다가 지난달 11일 무효 처리했다. 이렇게 되면 문인터내쇼날의 운영권을 인정하는 꼴이라는 비판이 뒤따랐기 때문이다.
수의계약을 통한 운영업체 선정 과정에서 특혜 시비가 불거질 수 있으며, 선례가 남아 서울시(시설관리공단)가 운영하는 지하도상가 등 여러 곳에서 비슷한 요구가 터져 나올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서울시는 올해 말까지 'DDP 패션몰 상가 활성화 용역'을 마치고 우수상인 유치, 리뉴얼 등 유어스를 활성화할 방안을 찾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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