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트랙은 기록 경쟁, 쇼트트랙은 순위 경쟁
쇼트트랙은 곡선주로, 스피드는 직선주로 주법이 중요
스케이트도 천양지차…쇼트트랙은 휘어지고 롱트랙은 분리되는 날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동계올림픽 효자종목인 쇼트트랙의 정식 명칭은 '쇼트트랙(Short track) 스피드스케이팅'이다.
명칭에서 알 수 있듯, 쇼트트랙은 흔히 스피드스케이팅으로 불리는 '롱트랙(Long Track) 스피드스케이팅'에서 파생된 종목이다.
쇼트트랙은 1900년대 북미에서 인기를 끌던 경주식 스피드스케이팅이 시초다. 트랙과 경기 방식 등 룰이 정립되면서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이라는 독립적인 종목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쇼트트랙은 1967년 국제빙상경기연맹(ISU)으로부터 정식 종목으로 편입됐고 1992년 제16회 알베르빌 동계올림픽부터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됐다.
1924년 제1회 샤모니 동계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으로 펼쳐진 스피드스케이팅과는 역사적으로 차이가 있다.
쇼트트랙은 스피드스케이팅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두 종목의 차이점은 상당히 많다.
가장 큰 차이점은 '트랙 길이'와 '경주 여부'라 할 수 있다.
스피드스케이팅은 400m 긴 트랙에서 두 명의 선수가 몸싸움 없이 기록을 재 순위를 가른다.
두 명의 선수는 인-아웃코스로 구분된 트랙에서 함께 뛰는데, 상대방의 라인을 침범할 수 없다.
기록 경쟁인 스피드스케이팅은 직선주로의 주법이 곡선주로보다 상대적으로 중요하다.
여기엔 마찰력과 공기저항이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힌다. 이를 이겨내기 위해선 근력이 필수적이다.
그동안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체격 조건이 좋은 네덜란드 등 유럽, 북미권 선수들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온 이유다.
최근에는 한국, 일본, 중국 등 아시아권에서도 훈련량과 체력을 바탕으로 격차를 줄이고 있다.
쇼트트랙은 롱트랙보다 짧은 111.12m 타원형 트랙에서 3명 이상의 선수가 경쟁을 펼치며 순위를 겨룬다.
롱트랙 스피드스케이팅처럼 빙판 위를 전력 질주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하다. 그러나 다수의 선수가 함께 경쟁한다는 점이 다르다.
즉, 롱트랙 경기가 기록 싸움이라면 쇼트트랙 경기는 순위 싸움이다.
쇼트트랙은 코스가 짧고 출전 선수가 많다 보니 곡선주로 주파가 직선주로보다 상대적으로 중요하다.
곡선 반경도 짧기 때문에, 주로를 이탈하지 않고 코너링할 수 있는 스케이팅 기술이 필요하다.
아울러 전략과 전술, 체력 안배, 작전 수행 능력 등 다양한 변수가 존재한다.
선수 간 충돌 시 반칙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심판의 재량권도 스피드스케이팅보다 훨씬 크다.
이처럼 쇼트트랙은 단순히 스피드를 겨루는 종목이 아니라 유럽과 북미 선수들보다 체격적으로 열세인 한국 등 아시아권 선수들에게 적합한 종목이다.
트랙 길이가 다르고 경쟁 여부의 차이점이 있는 만큼, 선수들은 각기 다른 장비를 활용해 경기를 펼친다.
쇼트트랙은 코너링을 위해 스케이트 날이 왼쪽으로 살짝 휘어져 있는 부츠를 신는다.
반면 스피드스케이팅은 다리로 얼음을 밀어내는 힘을 극대화하기 위해 얼음을 지칠 때 뒷날 굽이 분리되는 클랩스케이트를 주로 신는다.
클랩스케이트는 부츠 뒷굽의 날이 떨어지면서 스텝을 옮겨도 빙판에 스케이트 날이 붙어 있는 장점이 있다. 이는 속력을 높이고 피로감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다.
두 종목의 세부 종목은 주로 거리로 나눈다. 스피드스케이팅은 최단거리 500m부터 최장거리 10,000m(남자)까지 다양하다.
두 팀이 반대방향에서 스피드를 겨루는 '팀 추월 경기'는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이 됐고, 여러 명의 선수가 경쟁을 펼치는 '매스 스타트' 종목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이 된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스피드스케이팅 종목에 달린 금메달 수는 총 14개다.
쇼트트랙은 1992년 알베르빌 대회부터 남자 1,000m 및 5,000m 계주와 여자 500m 및 3,000m 계주 등 4종목으로 시작됐다.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 때 남자 500m와 여자 1,000m가 추가됐고,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부터 남녀 1,500m가 추가돼 총 8개의 금메달이 걸린 주요 종목으로 자리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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