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구간 무인 운행…상업광고 없애고 예술작품 전시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서울 강북구 우이동과 동대문구 신설동을 잇는 '서울 1호' 경전철인 우이신설선이 8년간의 공사를 마치고 다음 달 2일 개통한다.
서울시는 우이신설선이 다음 달 2일 오전 5시 30분 북한산우이역에서 출발하는 첫 차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운행을 시작한다고 29일 밝혔다.
우이신설선은 북한산우이역과 1·2호선 환승역인 신설동역을 포함해 13개역 11.4㎞를 잇는 노선이다.
수도권 통합환승할인제도가 적용되며, 일반 지하철과 같이 성인 교통카드 사용 기준 1천250원이다.
우이신설선은 북한산우이∼솔밭공원∼4.19 민주묘지∼가오리∼화계∼삼양사거리∼솔샘∼북한산보국문∼정릉∼성신여대입구∼보문∼신설동을 지난다. 성신여대역에서는 4호선, 보문역에서는 6호선과 각각 갈아탈 수 있다.
시는 "사실상 버스뿐이었던 대중교통 체계가 대폭 개선돼 우이동에서 신설동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도 출퇴근시간대 기준으로 종전 50분대에서 20분대로 30분가량 줄어들 것"이라며 "지하철 소외 지역이었던 서울 강북지역 교통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데 이바지하리라 기대된다"고 전했다.
우이신설선은 포스코건설을 주간사로 두산건설, 고려개발, 대우건설 등 10개 회사가 출자한 회사인 우이신설경전철㈜이 건설 후 소유권을 시에 넘기는 조건으로 지어졌다. 우이신설경전철은 대신 30년간 지하철을 운영하며 투자금을 회수한다.
우이신설선은 2009년 9월 첫 삽을 뜬 이래 약 8년간 총투자비 8천882억원을 쏟아부은 수익형 민자투자사업(BTO)이다.
전체 13개 역과 지하 2층·지상 3층 규모 종합관리동 1개가 지어졌다.
종합관리동은 차량기지와 종합관제센터 등을 갖췄다. 그린벨트인 북한산 지역을 보호하고자 차량기지는 국내 최초로 지하에 건설됐다.
우이신설선의 노선 색은 북한산 둘레길과 지하철이 지나는 대학가의 이미지를 담아 연두색으로 정해졌다.
우이신설선은 모든 전동차가 무인으로 운행된다. 대신 운행 초기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자 개통후 29일간 하루 95명씩 총 2천755명을 전동차와 역사 내에 임시로 배치한다.
시는 "전동차 안에 기관사실이 따로 없어 승객들은 전동차 앞과 뒤에서 터널 내부를 훤히 들여다볼 수 있다"고 귀띔했다.
전동차 객실과 역 플랫폼 등지에는 CCTV 403대가 설치돼 종합관제실에서 24시간 꼼꼼하게 들여다본다. 13개 모든 역사에는 스크린도어가 설치됐고, 만약의 사태가 일어났을 때 쉽게 승객이 탈출하도록 광고판은 설치하지 않았다.
전동차 내부와 좌석은 불에 타지 않는 알루미늄 불연소 내장재가 사용됐다. 전동차 앞뒤에는 대피용 출입문을 뒀고, 객실 사이에 문과 턱이 없어 유모차나 휠체어도 쉽게 오갈 수 있게 했다.
13개 역에는 교통 약자 전용 게이트 46개, 음성유도기 178대, 엘리베이터 52대가 각각 설치됐다.
객실 좌석의 한 사람당 폭은 45㎝이며, 탑승 정원은 좌석 48명·입석 126명을 합쳐 총 174명이다.
솔밭공원, 가오리, 4.19 민주묘지, 화계, 삼양사거리 등 5개 역의 6개 출입구는 보도 대신 인근 건물과 바로 연결하도록 만들었다. 층과 층 사이 일부는 '뻥' 뚫려 있어 개방감을 선사한다.
한편, 우이신설선은 모든 역사와 전동차에 상업광고를 없애고 예술 작품을 전시하는 '문화철도'를 내세웠다.
13개 역사는 문화예술 전용 공간으로 꾸미고, 이 가운데 북한산우이·솔샘·정릉·보문·성신여대입구·신설동역에서는 천경자를 비롯해 유명·신진 예술가의 작품을 전시한다.
개통과 동시에 전동차 2편성은 '달리는 미술관'과 '달리는 도서관'으로 각각 꾸며져 그림과 책 관련 콘텐츠를 선보인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우이신설선은 단순한 교통수단을 넘어 문화시설이 부족한 동북권 주민을 위한 문화예술 지하철이 될 것"이라며 "대중교통 소외지역에 대한 철도서비스 확대를 위해 신림선, 동북선, 9호선 3단계 등 도시철도망 구축 사업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우이신설선은 2량 1편성(세트), 총 32량 16편성으로 시민을 만난다. 운행 간격은 출퇴근 시간대는 3분, 그 밖의 시간대는 4∼12분이다.
운행 시간은 오전 5시 30분부터 평일은 익일 오전 1시, 휴일은 자정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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