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당국 '배당금 증액' 독촉에도 늘린 곳은 절반도 안돼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중국 국유기업들의 주주 배당이 여전히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9일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14년 국유기업들에 주주 배당을 늘릴 것을 재촉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블룸버그가 조사한 334개 국유기업 가운데 2014년보다 배당금을 증액한 기업은 절반에 미달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동통신사인 차이나 모바일과 굴지의 석탄회사인 선화(神華)에너지를 제외한 332개 국유기업의 배당금은 2014~2016년 기간에 4.4%가 축소됐다.
차이나 모바일, 선화에너지와 중국석유(페트로차이나) 등이 올해 후한 배당금 지급을 발표해 국유기업들의 배당금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차이나 모바일은 지난 2년 동안 배당금을 2배 이상으로 올렸고 선화 에너지는 지난 3월 특별 배당을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중국석유는 지난주 상반기 순익의 절반에 해당하는 127억 위안(19억 달러)을 주주들에 배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항성 자산운용의 다이 밍 펀드 매니저는 "선화 에너지와 차이나 모바일의 배당은 예외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그는 많은기업들이 지난 2년간 성장률 둔화로 현금 흐름에 압박을 받고 있어 후한 배당금을 지급할 여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보콤 인터내셔널 홀딩스의 하오 홍 수석 전략가는 중국석유의 배당금이 인상적이긴 하지만 일시적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저유가 상황을 감안하면 지속성이 없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류스위(劉士余)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주석은 지난 4월 국유기업들의 배당금 증액을 거듭 독촉했다.
BNP 파리바의 천싱동 중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정부의 목소리가 높고 분명하지만 이를 실행에 옮기는 것은 쉽지 않다고 꼬집었다.
국유기업들이 배당금을 늘리고 싶어도 그렇게 하지 못하는 이유는 부채 때문이다. 2014~2016년 사이에 국유기업들의 차입은 유보금 증가율을 근 5배나 앞지를 정도로 급증했다. 332개 국유기업의 총부채는 2014년 이후 37%가 늘어난 반면에 이들이 보유한 현금과 현금성 자산은 8% 늘어나는데 그쳤다.
차이나 모바일이 배당금을 크게 늘린 것은 2014년말부터 올해 6월까지 유보금을 14% 늘리고 부채는 52%나 감축한데 힘입은 것이었다. 또한 선화 에너지의 특별배당도 원자재 가격의 급등으로 유보금이 2배 이상 늘어난 덕분이었다.
퍼스트 시프론트 펀드(前海開源基金)의 양더룽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차이나 모바일과 선화 에너지가 후한 배당금을 지급키로 한 주된 요인은 70% 이상의 지분을 가진 정부 측에 혜택을 제공하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맥쿼리 투자운용의 아시아 주식담당 공동 부서장인 샘 르 코르뉘는 중국 국유기업들의 주주 배당에 의미있고 폭넓은 전환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이들의 재정 상태와 순익이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js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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