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불발시 '맹탕 8월 국회' 비판 우려…"野, 당리당략 반대 안돼"
"한명숙 전 총리 논란과 김명수 연계 안돼"…사법부 인선 방어 총력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서혜림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29일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등 사법부 주요 인선 3명에 대한 야권의 공세에 방어막을 치는 데 주력했다.
야당에서는 이들 3명의 후보자를 '부적격 3종 세트'로 규정하면서 여권을 압박하고 있지만, 여당으로서는 어느 한 명도 물러서기 힘든 상황이어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야당은 세 명 중 한 명은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지만 헌재와 대법원은 국회만큼이나 권위와 역할이 헌법에 보장된 기관으로, 야당이 발목잡기를 하며 가볍게 다룰 기관이 아니다"며 "당리당략적인 셈법으로 접근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김이수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예정대로 31일 본회의에서 통과되지 않을 경우 헌재소장 자리가 너무 장기간 공석이 된다는 부담이 있다.
여기에다 이번 8월 임시국회 최대 과제로 내걸었던 임명동의안 처리에 실패한다면 '무쟁점 법안 통과를 빼고는 아무 성과없는 8월 국회가 됐다'는 비난에 처할 우려도 있다.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임명동의안 가결처리에 야당이 조건 없이 협조할 것을 촉구한다"고 압박하고 있지만, 전날 원내대표 회동에서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사실상 처리가 난망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당내 일각에서는 정세균 국회의장이 이를 직권상정할 가능성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다만 본회의에 상정되더라도 국민의당의 협조가 없는 이상 가결을 장담할 수 없어 상황은 더욱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여당은 '발등의 불'인 이유정 후보자에 대한 엄호에도 힘을 쏟았다.
만일 이 후보자에 대한 '부적격' 여론이 강해지면 이번 사법 인선에 대한 반발도 거세지면서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법사위원인 금태섭 의원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에서 "이 후보자가 앞서 정치적 입장을 밝힌 것으로 계속 논란을 삼는데, 전국민이 뜨거운 관심을 가진 탄핵 국면에서 정치적 문제에 아무 관심 없이 책만 들여다본 사람들로 헌재를 구성해야 한다는 말인가"라며 "문제가 돼서는 안 될 대목"이라고 말했다.그러면서 "정치공학적 고려로 적합한 후보를 떨어뜨린다면 책임이 따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 의원은 김이수 후보자 임명동의안에 대해서도 "헌법재판소장 자리가 상당히 오랫동안 공백인 상태"라며 "야당이 뚜렷한 이유도 없이 부결을 시킨다면 정부와 여당도 타격을 입겠지만, 부결시킨 야당에 대해서도 상당한 여론의 책임추궁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당은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해서도 야당이 근거없이 반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김 후보자의 경우 '우리법 연구회' 출신이기는 하지만 특이한 판결을 내린 사례도 없으며, 별다른 결격사유를 찾기는 힘들다"며 "야당이 반대할 명분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한명숙 전 총리 출소 이후 추미애 대표가 "기소도, 재판도 잘못됐다"며 사법부를 공개 비판한 것을 계기로 국민의당 내에서도 김 후보자에 대한 반대 기류가 강해지는 조짐도 있어 민주당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 의원은 "한 전 총리 사건의 경우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결정한 판결로, 이를 비난하는 것은 매우 잘못됐다"면서도 "하지만 이는 정치권에서 논란이 된 사안이다. 정치적 발언을 문제 삼아 대법원장 후보자를 통과시키지 않는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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