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인터뷰서 e스포츠 산업 규제 노력 부족에 우려 표명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비디오·컴퓨터 온라인 '게임'을 일컫는 e스포츠의 올림픽 정식 종목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태도를 보였다.
바흐 위원장은 28일 홍콩 영자 신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e스포츠의 올림픽 종목 편입 안건을 논의 중"이라면서도 "e스포츠 산업 자체가 이제 막 구성되는 단계라 논의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했다.
바흐 위원장은 지난 1월 올림픽 스폰서십 계약한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의 중국 항저우 본사를 25일 방문하면서 알리바바가 대주주인 SCMP와 단독 인터뷰했다.
알리바바는 IOC와의 계약으로 2028년까지 전자상거래, 클라우드 서비스 분야의 IOC 공식 후원업체 자격을 얻었다.
스폰서십 체결 금액은 총 5억 달러(약 5천635억원)로 알려졌다.
토니 에스탕게(39) 2024 파리올림픽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이 이달 초 전 세계 젊은이들의 올림픽 관심을 높이고자 파리올림픽에서 e스포츠의 정식 종목 도입을 놓고 IOC와 논의할 것이라고 물꼬를 튼 뒤 e스포츠의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는 내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시범경기로 채택된 e스포츠를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의 정식 종목으로 채택했다.
바흐 위원장은 SCMP 인터뷰에서 "e스포츠가 비폭력·비차별적이며 평화적이어야 한다"고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잔인한 폭력이 난무하는 비디오 게임은 올림픽 종목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한 셈이다.
또 "e스포츠 산업이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으나 조직적인 방법으로 뿌리내리진 못했다"면서 "게임 이용자들에게 표준화한 규정을 따르도록 강제하는 규제 기구가 부족한 점을 우려한다"고 덧붙였다.
바흐 위원장의 이런 견해는 e스포츠 산업이 보편적인 규정과 규제 기구를 확충해 스포츠로서의 입지를 다진 뒤에야 올림픽 정식 종목 가능성을 논의할 수 있다는 말로 풀이된다.
중국은 e스포츠를 올림픽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리는 자국 전국체전 종목으로 포함하는 방안을 논의했으나 명확한 경쟁 규정을 만들기 어렵고 게임의 유행 주기가 비교적 짧다는 이유로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IOC는 알리바바와의 클라우드 서비스 분야 제휴로 전자상거래와 디지털 미디어 솔루션 등 다양한 자료 분석을 거쳐 젊은 세대의 스포츠 관전, 참여 방법 등을 면밀히 연구할 것이라고 바흐 위원장은 설명했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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