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 이후 최대 재해 피해…"에너지시장도 수조원대 충격"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 미국 텍사스를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로 인한 피해액이 역대 최대 규모인 최고 100조 원대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블룸버그 통신은 29일 하비에 따른 경제적 충격이 얼마나 될지 아직 불확실하지만 현재 추정치가 300억∼1천억 달러(약 33조8천억∼112조7천억 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최소치와 최대치 모두 적어도 1970년 이후 전 세계에서 발생한 재앙 중 가장 큰 피해액 중 하나라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카테고리 4등급 허리케인인 하비에 따른 손실이 12개월 동안 적어도 1천억 달러를 웃돌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웰스파고 증권에 따르면 미국 역사상 가장 큰 피해를 준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는 보험 대상 기준으로 500억 달러 손실을 초래했다.
하비는 카테고리 3등급인 카트리나보다 강해 피해도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하비로 인한 피해 중 보험으로 보상받는 경우가 다른 재앙 때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돼 실질적인 피해가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관측된다.
엔키 리서치의 척 왓슨은 재앙 모델러는 블룸버그에 보험사들이 하비 피해액의 약 27%를 지급할 것이라며 허리케인 카트리나 발생 때 지급한 47%보다 적을 것으로 전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JP모건을 인용, 하비 피해와 관련한 보험 청구액이 100억∼200억 달러에 달하겠지만, 수해 피해를 보상하지 않는 민간 보험사들이 보상하는 부분은 이례적으로 적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비는 정유업계에도 충격을 미쳤다.
엑손모빌은 전날 베이타운의 정유시설 지붕이 일부 폭우에 잠겼다며 정유·화학 단지를 폐쇄했다고 밝혔다.
마라톤 페트롤리엄의 갤버스턴 베이 정유소는 생산을 절반 감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엑손모빌 등의 정유공장 폐쇄에 따른 생산 차질로 NYMEX에서 휘발유 선물가가 갤런당 1.7135달러로 2년 만에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뉴욕 증시에서 에너지기업인 마라톤오일(Marathon Oil)과 코노코필립스(ConocoPhillips)의 주가는 각각 1.2%씩 하락했고, 엑손모빌과 셰브런도 각각 0.3%와 0.4% 내렸다.
텍사스 철도위원회의 라이언 시톤 위원은 하비가 단기간에 석유와 천연가스 생산, 정유에 수십억 달러(수 조원)의 영향을 줄 것이라며 "석유, 가스 시장에 미치는 하비의 영향이 텍사스와 미국, 전 세계 에너지 시장에 느껴질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harris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